회사에서 갑자기 배가 아팠다. 화장실을 가면 해결될까 싶었는데 심한 배탈이 났는지 식은땀을 계속 흘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러다가 쓰러져서 민망한 모습으로 119에 실려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잠시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보니 조금 참을 만 하구나 싶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너무 아파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화장실로 찾아와 부축해주고 도와주었다. 병원에 바로 갈까 고민했지만 움직이는 게 힘들어서 일단 집에서 쉬기로 했다.
아파서 누워있으니 혼자인 게 참 힘들었다. 1부터 10까지 병원을 가는 것도 일이고 약을 챙기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모두 다 스스로 해야 하니까. 이후엔 지쳐서 잔다.
그러고 보면 가족들과 함께 살 때는 이런 걱정을 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가족들과 함께 했던 일들을 다 혼자서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할 일이 많은가. 회사 가서 일하고 집에서 밥 해 먹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옷 정리하고 등등.. 때에 따라 이벤트도 다양하다. 현관 건전지 갈기, 형광등 나가면 사서 교체, 계절 바뀔 때 옷 정리, 이사 등등..
아플 때는 괜히 부정적이 되어서 이러다 큰일나면 어쩌지 외롭다 슬프다며 울고는 한다.
혼자 있는 걸 싫어하지만 혼자 있고 싶은 마음. 외롭지만 사람들은 만나기 싫은, 참 모순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엄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