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terday Once More

그리운 날들에 머물며 오늘을 흘려보내고 있진 않나요?

by 케지


가끔은 너무 그리워서

지나간 시간에 머물러버린다.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그때로 향한다.


어릴 적

햇살이 부서지던 오후,

누군가의 품이 따뜻했던 순간,

문득 스쳐 지나간 거리의 냄새 하나에도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간다.


그때는 몰랐다.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그냥 그렇게

늘 반복될 줄 알았다.

매일이 똑같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는 지금보다 덜 외로웠고

지금보다 더 충만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기억들 속에 산다.


과거는 늘 선명하고 아름답다.

기억은 원래 그렇게

아름답게 왜곡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과거에

스스로를 가둬두었다.

행복했던 시절을 자꾸 꺼내보다가

지금의 행복을 자꾸 흘려보낸다.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또 몇 년 뒤엔

아름다운 과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자꾸 오늘을 외면한다.

지금 이 찰나가

어쩌면 지나고 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기적인데,

그걸 모르고

붙잡을 수 없는 과거에

두 손을 내민다.


그 시절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돌아올 필요도 없다.

그때의 나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고,

그 시간들이 빛났기에

오늘이라는 하루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오늘의 나도 누군가의

‘그리운 시간’이 될 수 있다.

오늘의 나도

스스로에게 ‘기적 같은 사람’ 일 수 있다.

지나간 날을 미화하느라

지금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Yesterday once more.

그날이 다시 오지 않아도 괜찮다.

어쩌면,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날들은 지금 이 순간의 안에

조용히 숨 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 이 하루는

내가 외면한 사이에도 조용히

빛나고 있었던 소중한 ‘지금’이었다.


그때는 지나갔고, 지금은 여기에 있다.

나는 지금, 살아 있는 시간을 살고 있다.

Present, With My Whol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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