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

멈춰 서지 않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

by 케지


살다 보면, 발이 진흙에 잠긴 것처럼

한 발짝도 떼기 힘든 날이 있다.

아무리 애써도 무게가 덜어지지 않고,

길은 여전히 멀고, 숨은 자꾸 차오른다.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여기서 그만두면, 나는

내가 원하는 곳까지 절대 닿을 수 없겠구나.”

이 단순한 사실이, 나를 앞으로 밀어낸다.


삶은 쉬운 길만 보여주지 않는다.

때로는 돌이 날아오고, 때로는

모래바람이 앞을 가린다.

그 속에서 멈춰 서는 건 너무나

당연한 선택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멈춰 서면

그 고통이 더 오래 남는다.


그래서 나는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건

고통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는 선택이라는 걸.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오늘은 한 걸음, 내일은 반 걸음.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방향만 잃지 않으면,

나는 언젠가 이 길의 끝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포기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그 한마디를 나 스스로에게 선물할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나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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