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야 보이는 것들

앞만 보느라 잃어버린 순간들

by 케지


우리는 늘 달린다.

조금만 더 가면 행복이 있을 것 같아서,

그다음 문을 열면 진짜 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앞만 본다.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아니라,

언제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나를 좇으며 달린다.


목표를 이루면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은 한순간이었다.

그다음 목표가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방금 이룬 성취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잊히고 말았다.

나는 만족하는 법을 모른 채, 늘 허기진 마음으로 달려야만 했다.


돌아보니, 행복은 늘 내 곁에 있었다.

내가 찾던 건 그토록 거창한 게 아니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

아무렇지 않게 불러주는 이름,

길가에 피어난 꽃 한 송이,

그 작은 것들이 사실은 내가 원하던 안식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순간들을 잡지 못했다.

늘 “조금 더, 조금만 더”를 외치느라

오늘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깨닫는다.

행복은 도착지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달려가는 길 위, 발밑의 흙,

그 위에 떨어지는 햇살과 바람,

바로 그 자리에 이미 깃들어 있었다는 것을.


혹시 지금도 앞만 보며 달리고 있는가.

남들과 비교하며, 아직 부족하다고, 아직 멀었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뛰고 있는가.


그렇다면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

멈춘다고 해서 무너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멈춤 속에서

당신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가장 소중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 살아왔다.

이미 여기까지 도착한 것만으로도

존재 자체가 기적이다.


그러니 오늘을 살아라.

오늘의 당신을 누려라.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버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이 주는 충만함을 마음 깊이 안아라.


언젠가 뒤돌아볼 때,

오늘이 가장 그리운 날이 될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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