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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May 05. 2018

나를 위한 둔감력을 기르자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둔감력이란 무엇일까.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인 와타나베 준이치는 '둔감력이란 긴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상심했을 때, 그대로 주저 않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강한 힘을 뜻합니다'라고 정의한다. 들어가는 말에서 알려주는 둔감력의 정의를 책을 읽기 전에는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무책임함을 뜻하는 것도 아니고, 외부 현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자극이 가득한 이 시대를 예민함에 휩쓸려 살아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아마 이미 강한 둔감력을 가지고 있어 잘 살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와 같은 자기 계발서에 관심을 두지도 않는다.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할까, 나는 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며 살까, 나는 왜 항상 모든 것에 피곤함을 느낄까라고 생각한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가 잊고 있었던 당신의 둔감력을 찾도록 알려줄 것이다.


둔감력에 대한 본격적이 설명에 앞서 '나는 얼마나 둔감한 사람일까?' 둔감력 체크리스트를 먼저 해보자. 20가지 문항으로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는 둔감력 단계에서 나는 2단계인 '예민 씨앗이 꿈틀대가 때로 대담할 줄 아네요' 단계로 나왔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주변 상황의 변화에 눈치가 빠르고 예민한 부분이 많지만 애써 무심하게 살려고 노력하며 한 발자국씩 물러서 있는 편이다. 몇 문항 되지 않는 질문이지만 의외로 꽤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는 열일곱 개의 부분으로 나눠 각 분야에서의 둔감력에 대해 말한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가끔은 짧은 에세이와 같은 책이라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를 위해서 왜 둔감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어머니의 사랑, 그 위대한 둔감력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신체와 감정, 이성과의 관계, 결혼생활, 여자가 남자보다 더 강하고 둔감한 이유, 직장 내 신경 끄기의 기술 등 모든 부분에서 필요한 둔감력을 이야기한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속 열일곱 개의 이야기 중 나는 둔감한 몸에는 질병도 찾아오지 않는다에 대한 설명과 타인과 회사에서 필요한 둔감력, 그리고 언제나 변하는 주변 상황 속 둔감함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스트레스를 유독 심하게 느껴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갈아먹는 경우가 많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처럼 예민함이 좋은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자신에게 최악의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와타나베 준이치 역시 둔감함은 마음뿐 아니라 신체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오감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예민하거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잠자리가 바뀌면 잠들지 못하는 성격 등의 예민함은 결국 나만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둔감력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직 나를 위한, 나의 행복하고 건강하며 긍정적인 삶이 목적이다. 

친구나 직장 동료들이 험담을 하거나 괴롭히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기분 나쁜 말을 듣더라도 예민하게 대처하지 마세요.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상대방이 왜 질투하는지 헤아리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느끼세요. 둔감하고 아량 있는 마음가짐은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그런 상황은 언제나 생긴다. 그런 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상황들과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차이이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는 바로 그런 것들을 대담하고 둔감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둔감력은 있다. 사람에 따라 어떤 부분에만 둔감함이 강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느긋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지금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같은 문제로 비난을 받았다. 나는 잠들 때까지 계속 곱씹고 떠올려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그 사람은 돌아서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자신에게 열중한다. 아마 사람들은 그 둔감한 사람을 무심하다고 말하며 당신은 예민해서 그렇다며 힘내라고 위로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과연 주변 사람들은 계속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줄까?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의 중심은 둔감력이 아니라 바로 '나'이다. 내가 잘 살기 위해, 내가 신경 쓰지 않고 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 둔감력을 이용하라고 말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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