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 Jul 24. 2018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이 보는 세계 <관점>

세상을 넓게 보라고 한다. 쉽지 않다. 일상은 반복적이고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미디어와 책등을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아니다. 알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세상은 넓고 빠르게 변하며 복잡하다. 더불어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은 180도도 되지 않기 때문에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더라도 분명 한계가 있다. 

<관점>과 같은 책은 늘 놀랍다. 전혀 다른 시각과 관심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법에 걸린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특히 <관점>은 뉴스를 통해 소식은 듣고 있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중동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책이다.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어려웠다. 그럼에도 <관점>을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또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쑹훙빙의 <관점>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중동의 시사, 중국과 관련된 경제 그리고 이스라엘, 이란, 터키의 역사 이야기이다. 예멘 전쟁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여러 사건들이 왜, 어떤 이유로 발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막연하게 왜 유독 중동에서 내전이나 다툼이 많이 일어나는지 의아했는데 <관점>을 통해 원인과 과정,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현재까지 많은 문제를 야기한 IS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슬픈 역사에는 반드시 그것을 이용하는 또 다른 역사가 시작되기 마련이다.

당신이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라면 어떻겠는가? 아무런 희망 없는 삶에 깊이 절망할 것이다. 결국 그곳은 테러리즘의 온상이 되었다. 각 테러 조직이 신입 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난민 캠프를 찾으면 대부분 쉽게 응한다. 난민 생활에서 삶의 희망과 가치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팔레스타인 난민의 비참한 삶이다. 


<관점>은 각 장마다 하나의 질문과 요점, 자세한 답변으로 총 28개의 Q&A처럼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관점>의 일부분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설명하는 방식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단지 알지 못했던 낯선 것이라, 그리고 저자의 시각이 우리보다 넓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흐름을 쫓아가기가 벅찰 뿐이다. <관점>은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보다 본인이 흥미를 가지는 부분부터 읽기를 추천한다. 처음 접하는 중동 정세에 앞서 역사에 대해 먼저 읽는다면 조금 더 쉽게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 금융 2.0에서 '인터넷이 부의 흐름을 좌우한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첫째, 대형 투자에서 분산형 투자로 변한다. 둘째, 크라우드 펀딩의 시대가 도래한다. 셋째, 비트코인의 탄생. 넷째, 미래의 금융 시설에도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로 정의되는 인터넷 금융의 4대 특징은 앞으로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모두 주의 깊게 읽어봐야 할 부분이다. 


시사와 경제, 역사 중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사였다. 알기 어려운 이스라엘과 이란, 터키의 역사에 대한 부분만으로도 흥미진진한 한 권의 책이 된다. 

현재 전 세계에 유대인은 1천만여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들은 2천 년 동안 자신들의 나라 없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문명이 이어져 왔을까?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우리를 더욱 재미있는 중동의 역사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거대한 그리스가 고작 미녀 한 명을 뺏고자 5만 대군을 동원해 10년에 걸친 전쟁을 벌였을까? 당시 그리스는 터키 연안에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이들을 동원해 히타이트의 패권에 도전한 것이 진짜 이유였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히타이트는 그리스에 경제 제재와 무역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경제제재이다. 경제제재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기원전 1250년에 트로이전쟁을 일으켰다."

<관점>에는 프롤로그도 에필로그도 없다. 저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독자들에게 빨리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관점>은 다소 불친절하다. 이런 종류의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그의 휘몰아치는 정보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관점>을 천천히 읽기 권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지역의 정세와 역사를 배우고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읽고 배우는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가장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조선왕조실록 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