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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Sep 10. 2018

당신은 맥주 덕후인가요?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책, 맥주, 커피, 요가이다. 출근 부담이 없는 늦은 밤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맥주가 함께 한다. 맥주를 오래 마시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했던 적이 있었고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 보고 싶어 수제 맥주 강좌반을 검색하기도 했다. 

나에게 술은 맥주 이외에 없었기에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읽으며 한편으로는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맥주 덕후라고 자부했었는데 왜 나는 이런 책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부어라 마셔라만 하고 있었을까?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읽는 내내 좋아하는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어 즐거웠고 맥주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부끄러웠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읽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맥주다. 편의점에서 파는 4개 만원 세계맥주도 좋고 맥주를 못 마신다면 비슷한 색깔의 보리차라도 준비하길 바란다. 맥주를 좋아하든, 마시지 못하든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읽음과 동시에 한 손이 허전하고 목 안으로 무언가 넘어가는 시원함을 느끼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맥주가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저자는 영어 공부를 위해 떠난 아일랜드에서 맥주에 눈을 떴다고 한다. 아껴둔 생활비와 집에서 보내주는 용돈과 남은 시간 모두 맥주를 마시는데 투자했고 후에 맥덕기자로 불리며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덕업 일치를 이루었으니 아일랜드와 맥주는 그녀의 삶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는 맥주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맥주 책이다.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마시고 싶은 맥주 덕후들 부터 아직 맥주를 잘 모르는 초보들까지 재미있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한 설명과 사진, 그림을 첨부해 놓았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1장을 시작으로 2장 마시는 빵의 탄생, 3장 스타일별 맥주:라거와 에일, 4장 세계 맥주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맥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알아야 되지 않을까. 맥아의 구운 정도에 따른 맥주의 색깔과 맥주 제조 과정 등 글로만 읽으면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알려준다.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과 설명 덕분에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맥주 이론들이 더 흥미로웠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사이사이에는 맥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러 이야기 중 특히 고대 이집트인이 맥주 덕후였다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맥주가 이집트인들의 노동주였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의 맛은 똑같이 느끼는가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와 나라별 맥주 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맥덕 기자가 강추하는 맥주에 대한 소개는 꼭 기억해 둬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입해 마실 수 있는 맥주라면 앞으로 천천히 구입해 먹어볼 예정이다. 해외여행을 가면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여행 갈 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다시 읽고 그 지역의 맥주를 저장해 갈까 한다. 


맥주에 대한 책인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단지 맥주 역사만 알고 싶어 읽지는 않을 것이다. 수제 맥주집에 갔는데 너무 많은 맥주 종류에 주춤했었다면 이제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맥주를 선택하길 바란다. 마셔본 맥주들 중에 맛있었던 것과 입맛에 별로였던 맥주를 구별해 내게 맞는 맥주를 찾아보자. 가벼운 맛, 몰티한 맥주, 호피한 맛 각각에 속하는 맥주의 종류를 통해 자신과 찰떡궁합인 맥주를 찾아보길 바란다.


맥주라면 다 좋아해 특별히 맥주 종류를 구별해야 하는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읽으며 맥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왕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맥주를 추천해 줄 수 있는 진짜 맥주 덕후가 되고 싶어졌다. 단순히 가볍다, 진하다, 탄산 맛이 난다, 도수가 높다가 아니라 분위기에 어울리고 마시는 사람에게 맞는 맥주를 알려주면 더 행복하게 맥주를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입안을 꽉 채우는 흑맥주를 좋아한다. 마치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저자처럼 기네스를 처음 마셨을 때 든 생각은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다니'였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새로 나온 기네스에 푹 빠져 조금 더 가벼운 기네스를 마시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 최고로 맛있는 맥주는 바로 입안을 가득 채우는 묵직한 기네스이다. 사연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이 달라 보이듯 맥주도, 그것에 대해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나면 더 맛있어진다. 


맥주를 여름의 술이라고 한다. 더운 여름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을 때가 있지만 나는 더울 때 마시는 맥주보다 시원한 늦가을이나 겨울에 마시는 맥주를 더 좋아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밤 루프탑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 따뜻한 방 안에서 이불을 덮고 책을 읽으며 마시는 짜릿할 만큼 시원한 맥주도 최고다. 만약에 맥주는 여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올가을과 겨울에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맥주를 선택해 한 번 마셔보길 권한다.


간단하게 맥주 한 캔을 마실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맥주에 잘 어울리는 맥주 잔과 음식이 함께 하면 더욱 환상적이지 않을까. 맥주 페어링에 정답은 없지만 책에는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에서 알려주는 추천 페어링을 참고해 보길 바란다. 


맥주 덕후를 위한 맥주 책이니 만큼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의 부록은 서울의 가볼 만한 맥주 펍 소개이다. 지방 펍 소개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맥주 맛집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남겨져 있다. 이제 진정한 맥주 덕후가 되기 위해 대구의 맥주 맛집을 찾아볼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저자가 보여준 다양하고 짜릿한 맥주의 세계. 맥주를 사랑한다면 저자가 알려준 맥주의 세계 속에 자신만의 또 다른 맥주 세계를 만들어 봐야 되지 않을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에 두고 책을 펼쳤고 인생 맥주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지막 한 모금을 마셨다. 책을 읽을 때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다면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는 꼭 맥주와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 아마 맥주가 없다면 당신은 책을 읽던 도중, 책을 덮고 맥주를 사러 편의점으로 달려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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