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감성지능 증가가 목표인 글로벌조직 '인생학교'에서는 남녀관계, 일, 여가생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측면들을 알랭 드 보통만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알랭 드 보통은 여러 주제에 대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각자의 상황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생 직업> 역시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일의 의미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우리는 가정과 사회, 학교에서 자신만의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스스로 분석하고 여러 가지 선택을 해본 다음에야 자신에게 맞는 일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경우 역시 꽤 운이 좋은 편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자신만의 인생 직업을 찾지 못한 채, 일을 하면 살고 있다.
<인생 직업>은 돈벌이 수단 이상의 직업을 찾고 각자가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쓰인 책이다. 그리고 그러한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스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생 직업> 1장에서는 바로 직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장은 <인생 직업>에서 들려주는 여려가지 설명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 의미 있는 일을 하라는 말들만 들어왔기에 우리는 일을 찾으면서 늘 고민한다. 이것이 과연 내가 원하는 일이며,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일까? 우리의 이런 생각은 단번에 깨뜨려주는 문장이 <인생 직업> 제일 처음에 나온다.
오늘날 소리 소문 없이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의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직업이란 것이 그저 돈을 버는 수단일 뿐이라는 차원을 넘어 고도의 목적성과 동료애, 창의성까지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특한 직업관이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직업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라는 엄청난 바람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인간의 역사에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은 그저 웃어넘기고 말 일이거나 괴상한 생각이었다.
인간 역사의 대부분, 일은 그저 일이었다. 하지만 중세 말쯤에 이르러 일에 대한 변화가 시작되었고 어느 순간 사람들은 일이라는 것에 돈과 내적 만족이라는 두 가지 희망사항이 합쳐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잘 맞는 일은 찾는다는 것을 스스로 분석하고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반짝'하는 느낌이 들거나 직감적으로 끌릴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찾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을 해석하는 데는 너무나도 방어적이다. 열망은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질문은 많지만 답변은 모호하다.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며, 가장 정확한 답은 바로 각자의 마음 안에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인생 직업>에서는 직접적인 질문은 던지지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스스로가 자신만의 질문을 만들고 답을 구하도록 유도한다. 그 후에 연습 과제를 내준다.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인생 직업>에서 놓아주는 돌계단을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기 위해 우리는 먼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
<인생 직업>에서 말하는 '일이 주는 12가지 즐거움'은 다음과 같다.
1. 돈을 버는 즐거움
2. 아름다움이 주는 즐거움
3. 창의성이 주는 즐거움
4. 이해가 주는 즐거움
5. 자기표현의 즐거움
6. 기억이 주는 즐거움
7. 남을 돕는 즐거움
8. 리더가 되는 즐거움
9. 가르치는 즐거움
10. 독립성이 주는 즐거움
11. 질서가 주는 즐거움
12. 자연이 주는 즐거움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일에 대해 12가지의 즐거움을 말하지 않는다. 이것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즐거움도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생 직업>에서 말하는 단지 12가지 일의 즐거움을 통해 우리는 내가 찾는 일의 즐거움과 어떤 것이 겹쳐지며 어떤 것이 다른 것임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어떤 직업에 만족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직업을 구하는데 가장 주의해야 할 점 중의 하나는 '고착'이라고 한다. 고착은 해당 직업에 대한 초점이 잘못되어 있다는 신호이며, 내 미래가 오직 그 한 가지 직업에 달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생각했던 직업에 대해 고착상태가 되었을 때 그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은 자신이 정말로 흥미를 느끼는 것을 더욱 자세하게 알아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고착에 갇혀버리면 우리의 시각은 좁아진다. 넓은 직업의 영역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보지 못한 채 기존의 좁은 직업 속에서 방황할 뿐이다.
올바른 직업 선택으로 가는 길에는 집안의 보이지 않는 강요, 청출어람이라는 벽, 성공이라는 위험, 자신감과 내면의 목소리, 이미 누가 했겠지 등 여러 장애물이 곳곳에 놓여있다. 나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데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직업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넘어야 할 턱이 너무 많다. 직업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직업>은 말한다. 기대치를 낮추고, 잘못된 것은 당신의 문제만이 아니므로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으며 이상적이라는 잣대로 자신을 괴롭히지 말 것.
<인생 직업>은 성향 체크 등을 통해 각자에게 맞는 몇 가지 직업을 제시해 주는 책이 아니다. 삶에서 일이 가지는 의미,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에겐 책에서 말하는 것보다 시간이 부족하고 선택권은 없으며, 주변에서 방해하는 요소가 많을 수도 있다. 인생 직업을 찾기 위한 분주했던 그 시간 자체가 바로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과정임을, 당신은 이미 성취를 느끼고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