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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Nov 28. 2018

최대호와 낭만배군이 함께 하는 감성 가득 에세이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가을이 지나고 겨울에 들어서며 밤이 길어졌다. 코끝이 차가워지는 밤공기는 의외로 사람을 무척 감성적으로 만든다. 이런 기분이 드는 밤에 잘 어울리는 책은 에세이, 그것도 감성을 한껏 머금은 사진과 글이 있는 가득한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만큼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누군가가 그리워질 때,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또는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싶을 때 무척 잘 어울리는 에세이인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최대호 작가와 낭만 배군의 감성 콜라보 에디션으로 만나보았다.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의 밤이 책을 안고 있다. 제각각의 불빛이 모여 만들어내는 도시의 야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화려한 야경이라도 도시의 빛은 너무 쓸쓸하게 느껴진다. 어두워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 속 어딘가에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글 작가 최대호와 사진작가 낭만 배군이 말한다. '내가 너의 힘든 하루를 안아줄게.'


일상의 감성을 담아 SNS에 올리는 최대호 작가의 글은 담백해서 좋다. 이해하지 못할 은유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는 그의 글은 바쁜 하루 중에 잠시 동안의 여유로움을 선물해 준다. 


최대호 작가의 글에 SNS 인기 사진작가인 낭만 배군의 사진이 더해진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책 속을 가득 채운 낭만 배군의 사진은 일상이지만 때로는 꿈결인 듯하다. 언제나 고개를 돌리면 만날 수 있는 장소와 시간들이 낭만 배군의 눈을 통해서 전혀 다른 감성으로 태어난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에세이이다. 사진과 글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책 속의 장소들이 어디인지 궁금해졌다. 저곳에 가면 왠지 나도 마음껏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최대호 작가의 시는 마치 다정다감한 남자친구 같다. 지친 하루의 저녁에 읽으면 힘내라고 토닥여 주는 손길 같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면 귀 기울여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글이 사람보다 더욱 위로가 된다는 것.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를 읽으며 다시금 공감했다. 


일상 속 풍경을 담은 사진은 요즘 말하는 SNS 감성이 가득한 한 컷이다. 사진을 찍어 프로필로 사용하고 싶은 책 속의 사진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 같았다. 


기분이 좋은 날엔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이 좋은 기분을 혹시 나눠 줄 수 있을까 해서.

최대호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달콤한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책은 끊임없이 말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을 응원해요. 나는 당신에게 설레요. 


책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는 자신이, 써본 거라고는 일기와 독후감이 전부였던 작가가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지 시를 통해 전해준다. 

시작도 하지 전에, 도전도 하기 전에 겁먹지 말라던 글을 읽으니 시작도, 도전도 해보지 않고 겁을 먹고 뒷걸음쳤던 나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문득 슬퍼졌다.


그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그 누구의 삶도 따라 하지 마라. 너는 그냥 너니까. 

처음에는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가 단순히 핑크빛 가득한 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단지 보송보송한 감성만이 아님을, 낭만 배군이 보여주는 사진 속 공간이 SNS 감성만 담은 곳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곳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하고 안아준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이다. 소설이든, 여행이든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처럼 사진과 함께 하는 짧은 호흡의 에세이든 간에 지금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중에 몇 명이 그 버킷리스트를 실현할까. 

인생도 시를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도 하기 전에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지. 교육비도 많이 드는데 아기를 낳아 언제 키우고 언제 뒷바라지하지...' 미리 고민부터 하고 걱정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글 쓰는 게 너무 좋았고, 지금도 좋다는 최대호 작가의 말처럼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두 명의 작가들이 따뜻하고 달콤한 감성들이 힘든 하루를 보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침대 옆에 두고 잠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보기 좋은 책이다. 

책 속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최대호 작가의 글을 읽으며 유난히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는 찬 바람이 창문 틈새로 스며 들어오는 오늘 같은 밤에 잘 어울리는 감성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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