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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Feb 26. 2017

우리 역사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

만화로 구성된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을 처음 받아들고 쉽게 리뷰를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역사라는 흥미로운 주제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만화의 조합이라니.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이렇게 구성된 책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내가 이 책을 너무 쉽게 봤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저자에게 죄송스러웠다. 김진명 작가가 25년 동안 치열하게 취재하고 정리한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을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화 역사책이라고 판단했었다니. 일찌감치 책을 읽었지만 깊이 있는 이 책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 사무실 책상 위에 놓아두었다. 점심시간이나 쉴 때 틈틈이 한 챕터씩 복습하듯이 다시 읽었다. 만약에 이 책이 단순하게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만을 소개하고 있다면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금 더 쉽게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만화로 구성되었지만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에 담긴 가슴 아프고, 때론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이야기들은 빽빽한 글자가 가득한 몇 권의 책으로 나와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은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는 김진명 작가가 25년에 걸쳐서 취재하고 정리한 우리나라 역사의 숨겨진 진실들이 들어있다. 대한민국의 '한'이라는 글자의 유래와 한자의 기원을 읽으면서 누구나 쉽게 생각하지 않는 근원적인 진실에 의문을 가지고 파헤쳐 가는 저자가 대단해 보였다.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쓰는 김진명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탄의 시작은 바로 보여지는 것 뒤에 감춰진 진실을 원하는 저자의 강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의 많은 부분들은 단지 과거 한때에 있었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그 논쟁과 치욕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해결되지 않는 수많은 문제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짜증이 난다고 한다. 그 짜증스러움은 아마 한국인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침략과 내란으로 인해 왜곡되고 잊혀버린 우리나라의 역사들. 학창시절부터 끊임없이 외워대던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진실과 명성황후의 최후에 관한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울컥 화가 난다. 특히 명성황후 죽음에 대한 진실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진실보다 더 처참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고 나는 다시 한번 책을 탁 덮어버리고 말았다. 언제쯤 이런 사실들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까. 명성황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썼다는 김진명의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어봐야겠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의 권력의 숨은 실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방송매체를 통해서 알고 있던 김정은의 이미지가 사실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북한을 지배하는 진짜 권력에 대해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는 놀라웠다. 방송이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방송에서 흘려주는 이야기에 홀려서 그것이 진실인양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태조 이성계의 죽음과 함흥차사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새로웠다. 그의 말처럼 너무 비약적으로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왕과 그 다음의 왕, 그리고 인간이라는 것을 두고 본다면 그의 이야기는 과장이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법한 이야기이다. 


만화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그래서 더 글에 집중할 수 있고 강렬한 한 컷, 한 컷이 인상 깊게 남았다. 긴 세월과 수많은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했던 우리나라 역사의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한가? 그렇다면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이 답을 알려줄 것이다.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싶은데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만화로 그려진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이 역사와 책 읽기를 보다 쉽게 만들어 줄 것이다. 물론 책을 읽는 도중 화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 진실은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한다. 치욕스럽고 화가 난다고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그때의 역사는 이미 반복되고 있는 중이다. 잘 모르겠다면 과거를 제대로 알고 현실을 살펴보길 바란다. 역사는 과거가 아니다. 그리고 이제 그 사실을 당신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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