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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Mar 01. 2017

내 안에 숨겨진 민감함을 찾는 시간 <센서티브>

'민감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자극에 빠르게 반응을 보이거나 쉽게 영향을 받는 데가 있다'이다. 우리는 민감하다는 것을 보통 예민하다, 까칠하다 등 다소 부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다는 것이 꼭 나쁜 의미로만 해석되지는 않겠지만 수많은 자극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민감함이란 '지향'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지양' 해야 할 감각이다. <센서티브>도 역시 예민함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감함이라는 성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들은 민감한 네가 변하면 달라질 거라는 말로 끊임없이 변화하라고 부추긴다. 이제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할 때가 되었다. 내가 왜 사람들 속에서 힘들었는지, 작은 자극에도 반응하는지 그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한다.

저자는 어렸을 때의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매우 민감한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복잡한 삶 속에서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리 속에 휩쓸려 힘겹게 살고 있는 수많은 민감한 사람들을 치유하고 돕고 있다. <센서티브>는 9장으로 나눠 민감한 사람들의 이야기, 어떻게 민감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지, 민감함을 특별한 재능으로 바라보고 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조곤조곤하게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민감성이 어느 정도 되는지 테스트도 할 수 있다. 나는 그동안 내가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센서티브>의 민감성 자가 테스트를 통해 내가 그동안 날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에게 100퍼센트 들어맞는 유형을 찾을 수는 없다. 그러려면 사람의 숫자만큼 많은 유형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을 특정한 범주에 끼워 맞추려 들면 결국 자신의 의식에서 자기 성격의 일부분을 제외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하나의 구체적인 유형과 동일시하는 것은, 스스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특정한 역할로 자신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민감함을 파악한 후에는 <센서티브>가 제시해 주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통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민감함은 숨겨야 할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 혼자 끙끙대며 힘들어하기 보다 상대방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민감함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그리고 견디기 힘들 때가 되면 무리 속에 있더라고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내가 다른 사람과 다름이 있다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민감함은 그 누구보다 멋진 삶을 제공해 주는 엄청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센서티브>의 제일 뒷장에는 '당신은 얼마나 민감한 사람인가?'라는 자가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총 48가지의 질문을 통해서 자신의 민감함 단계를 측정할 수 있는데 60 이상이면 매우 민감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측정 결과 나의 민감함은 54였다. 마이너스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보면 60에서 겨우 6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나의 민감도는 높은 것이었다. 외부 자극을 줄이고 내면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활동 목록에 나오는 것들 대부분이 내가 좋아하고 실제로 하고 있는 것들인 걸 보면 표현하지 않았을 뿐 나도 꽤 민감한 사람이었나 보다. <센서티브>를 통해서 미처 알지 못한 나의 성향 중의 하나를 알게 되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도, 억지로 바꿀 필요도 없다. 민감하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내성적이거나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을 뿐이다. 누구보다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력,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는 속도 등 최고의 감각인 민감함을 잘 활용한다면 누구보다 풍성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 한 사람을 하나의 성격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내 안에는 나도 모르는 수많은 성향이 숨어있다. 살아가는 환경과 만나는 사람에 따라 이런 성격이 드러날 수도 있고 때로는 나도 몰랐던 특징이 두드러질 때도 있다. 민감함 역시 우리 모두에게 있는 감각이다. 문제는 그것을 잘 파악하고 조절하며 사느냐, 민감함에 끌려다니며 까칠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며 사느냐는 차이일 뿐이다. <센서티브>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민감함의 정도를 알고 자신에게 맞는 조절 방법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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