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데이트 #4

로얄코펜하겐 250주년 체험

by 타밍

2025.5.1. 목. 근로자의 날

10:30~


큰 딸은 중간고사

둘째는 일찍 끝나는 날 = 친구랑 노는 날

남편은 비 오는 날 골프

야호!

나는 혼자만의 여유를 즐겨보자



망연자실. 멍하니 정신을 잃는다는 뜻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에 쓰인다. 여기서 첫 번째 글자는 '바쁘다'는 뜻의 "망"이다. 이 한자는 '마음 심'에 '잃어버릴 망'을 더한 것이다. 바쁘면 정신을 잃을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가니 뇌를 바쁘게 해서는 안된다.

<생각의도약 - 창조적 인간에게 요구되는 능력>



몇 주 전에 예약하 놓은 로얄코펜하겐 250주년 행사에 참여했다.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 중에는 미술도 있다.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기록을 하면서 이모티콘을 맛깔나게 그려 놓아 밋밋함을 없애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 와중에 나에게 온 행사 정보는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신사동 더쇼룸에서 진행된 행사는 예술적인 작품에 대한 도슨트로 시작되었다. 그림처럼 로얄코펜하겐의 접시에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 접시로서의 실용성은 없어 보였지만 브랜드 가치를 엿보이는 시간이었다.



접시뿐만이 아니라 오브제랑 도자기도 있었다. 오래된 브랜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작품이 있었다.



25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들도 너무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색상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이 브랜드를 좋아하지만 너무 값비싼 가격에 가장 기본라인을 사용하고 있는 나로서는 하나 정도 갖고 싶은 모델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이어지는 체험시간. 그리기 체험은 덴마크에서 오늘 행사를 위해 한국으로 온 장인분들이 먼저 시범을 보이고 난 후 자리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로얄코펜하겐스타일로 잘려진 붓과 일반붓 두 개로 선과 면을 표현한다. 살 때마다 색상이 달라지는 이유도 시범을 보이니 알겠다. 장인만의 미세한 감각으로 물의 양을 붓으로만 조절하며 색상을 만들어간다. 수백수천 가지의 파란색 중에 하늘아래 같은 색은 없다 했던가!


드디어 내가 붓을 잡았다. 장인분의 막힘없는 솜씨에 반해 나는 직선을 긋는 것도 곡선을 긋는 것도 중간의 끊김이 생긴다. 한 번에 다 잘할 수 없는 것을 안다. 조용히 나의 접시에 집중하며 그림을 그려 나간다. 장인분들이 지속적으로 돌아다니며 도움을 주셨다. 내가 다 됐다고 생각했던 접시의 놓친 부분을 매의 눈으로 체크해 주셨다.


세상에 처음부터 쉬운 것은 없다. 선긋기도 물감의 묽기를 조절하는 것도 낯설다. 그래도 내가 쓸 접시니까 막힘 없이 그려나간다. 내가 그린 그림의 접시라는 것 자체가 의미롭다.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첨 와 보는 신사동에서 블루리본 카페에 들어가 본다.

나의 체험 경험은 직후가 가장 생생하고 그때의 느낌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 미루다 보면 느낌은 일상에 희석돼 버리고, 미루다 영영 미루는 경우도 부지기수 하다. 아침에 모닝페이지를 쓰며 내가 미루는 것 중에서 행동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능하면 내 감각과 깨달음을 느낀 후에 바로 남기는 것이 좋다고 여러 날 아침마다 적었다. 오늘은 모닝페이지의 깨달음을 실천해 본다.



혼자만의 시간은 나의 취향을 알 수도 있고, 바쁜 삶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아티스트데이트는 나에게 혼자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뭔가를 혼자 해야 한다는 의무가 점점 나를 위함이 느껴진다. 횟수를 더할 때마다 편안하고 여유로움이 추가된다. 5월엔 여유가 생겼다. 혼자만의 시간을 잘 계획하고, 잘 활용해서 내 내면을 채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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