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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Jul 14. 2021

난생 처음 부자가 되고 싶어졌다

가치 투자를 통한 30억 금융 자산 만들기 인생 프로젝트


부자가 되려면 얼마의 돈이 있어야 하는 걸까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자산이 있어야 할까? 저명한 금융 전문가에 의하면 순수 금융 자산으로 30억이 있다면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라고 말한다. 부동산 빼고 은행에 잡힌 대출 빼고 연금 빼고 순수 금융 자산으로 30억이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얘기다. 30억이라는 돈을 금융 자산으로 갖고 있다는 상상은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정도로 행복한 상상이다. 하지만 자고 나면 미친듯이 오르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를 보며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꿈을 포기해야 되는 건가' 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어느 누구는 대한민국 집값이 절대 내리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정부에서는 고점에 괜히 샀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 누구도 책임은 지지 않기에 그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이나 말들은 그냥 아무짝에 쓸모없는 재난문자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냥 포기하면 속이나 편하지.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의 부동산 정책은 박근혜보다 못한 것 같다. 언제부턴가 나는 대한민국에서 집을 사겠다는 목표를 포기했다.



집 말고 금융 자산 30억을 모으겠다는 목표


대한민국에 살면서 부자를 떠올리면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왠지 모르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내가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것인지 경제 교육을 이상하게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만 적어도 나만 그런건 아닌 듯하다. 부자들은 돈이 있기 때문에 돈을 더 불리고, 없는 사람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돈을 굴리지 못한다. 그저 생활하기도 벅찬 양극화 현상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 한다. 네이버를 찾아보니 부자의 사전적 의미는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이다. 부자라고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겠지만, 살림이 넉넉하면 행복지수도 올라가지 않을까. 나도 부자가 되는 꿈을 꿔도 되는 걸까. 30억이라는 금융 자산, 과연 나도 가져 볼 수 있는 걸까.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구글 시트를 열고 연도별 계획을 세웠다. 복리의 마법에 따라 계획대로만 된다면 정확히 30년 뒤에 30억이라는 순수 금융 자산이 생긴다. 항상 이놈의 계획은 완벽에 그지없다. 당연히 계획대로 되진 않겠지만, 계획을 세웠다는 게 중요하다. 실패하더라도 그 언저리에 종착한다면 만족할 수 있으니.



우직하게 국내외 우량주를 모으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전세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금융 자산으로 우량주를 모으기 시작했다. 네이버, 애플, 카카오, 삼성전자와 같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은 회사들의 주식을 돈이 생길 때마다 모았다. 평범한 외벌이 월급쟁이라 돈이 나올 구멍은 회사밖에 없었다. 생활비를 아낀 돈으로 카카오 주식 1주를 더 샀고,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아껴서 삼성전자 주식을 1주 더 샀다. 그렇게 주식을 하나씩 모으다 보니 경제 공부를 자연스레 하게 된다. 아침에 읽는 경제 신문이 많은 도움이 된다. 경제 공부를 한다고 주식의 수익률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엉뚱한 선택을 할 가능성은 분명 줄어들었다. 남들이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사서 몇 개월 만에 수천만원의 집값이 올랐다거나 비트코인으로 수익률이 100%를 넘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내심 부러우면서 허무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영혼을 끌어모아 우량주를 천천히 모으는 중이다. 워런 버핏 형님이 그랬다.


주식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모으는 거라고. 결국 좋은 회사의 주식을 꾸준히 모으는 놈이 이기는 싸움이라고.


그러다 보니 내가 갖고 있는 회사의 상품 내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면 에어팟과 애플 워치를 차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고, 언젠가 거리를 누빌 애플카를 상상하게 되었다. 네이버 멤버십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멤버십의 장점에 대해 열정적으로 소개하고 모든 결제를 네이버 페이로 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사람들이 내게 카카오 선물하기로 다양한 선물을 보내면 선물과 별개로 주주로서 기분이 참 좋았다. 집에서 분명 GS25 편의점이 가깝지만 조금 더 멀리 있는 CU 편의점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도 내가 BGF 주식을 일부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매주 내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기록한다. 그러면 좀 더 명확해진다. 막연하게 목표만 세우면 흐지부지되기 쉽다. 월급에서 일정 금액은 무조건 우량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특정 우량주가 많이 떨어지는 날엔 다른 우량주를 팔아서 떨어진 우량주를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취한다. 앞으로 30년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나는 20년 뒤 가족과 세계여행을 떠날 것이다


한 방에 부자가 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가게 마련이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 중 절반은 파산한다는 얘기가 이해가 된다. 부동산을 통해 불로소득을 얻는다는 생각도 사실 버린지 오래다. 그냥 공정한 청약 기회라도 얻게 해주기를 다음 정부에 바랄 뿐이다. 절약하고 아끼면서 금융 자산을 불려 나가는 재미는 요즘 내 삶을 풍족하게 한다. 월급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고, 인생을 즐기기만 해서는 노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나는 10년 뒤에 10억, 20년 뒤에 20억, 30년 뒤에는 30억의 금융 자산이 생긴다. 더 늦을 수도 있고 어쩌면 더 빨리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인생이란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까. 몸이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 갑자기 목돈이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난 와이프에게 항상 말한다. 20년 뒤 아들이 성인이 되면 와이프와 세계여행을 떠나자고. 그 순간을 위해 절약하고 금융 자산을 불리자고. 비싼 명품백을 사주진 못하지만 노후는 행복하게 보내자고. 아이를 위해서는 매달 30만원씩 해외 ETF를 넣어주고 있는데, 20년 뒤에도 미국이 망하지 않는다면 홀로 독립할 수 있는 적지 않은 목돈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부러운 녀석..) 부디 그 순간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20년 뒤 이 글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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