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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Nov 29. 2021

6쇄를 찍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 팔린다는 사실에 기분은 좋네

지난주, 출판사 부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음에 쓸 책에 대해 논의해보자고 전화를 하셨나?’라는 생각과 함께 통화 버튼을 눌렀다. 부장님은 대뜸 결론부터 말씀하셨다. 구글 애널리틱스 실전 활용법 6쇄를 찍어야 할 것 같다고. 가만히 듣고 있던 내가 의심섞인 목소리로 반문했다.


제 책이 아직도 팔리나요..??


책이  팔리는  아닌데 하루에 1-2권씩 꾸준히 나간다고 하셨다. 그러다 보디 이제 창고에 남은 책이 별로 없다고. 자기들도 이렇게 나가는  조금 의아하지만 여하튼    아니냐고. 구글 애널리틱스 신규 버전에 대한 내용을   추가해서 6 원고를 달라고 하셨다. 다른 사람은 1 쇄도  파는 경우도 많은데 6쇄는 흔치 않은 경우라는 얘기도 덧붙이셨다. 일단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아직  책이 팔리는구나.



인세라는 건 전에 찍은 책이 다 팔려야 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6쇄를 찍는다는 얘기는 조만간 5쇄에 대한 인세를 받는다는 얘기다. 원고를 다시 보며 고칠 부분을 엑셀로 정리했다. 50군데나 발견했다. 마음만 먹으면 더 바꿀 수도 있었지만 자제했다. 챕터를 5개나 추가했다. 그동안 회사도 옮겨서 저자 소개란도 조금 수정했다.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도 넣었다. 이제 더 이상 고칠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에 더욱 신경을 써서 문장을 다듬었다.


남들이 볼 때 그냥 지나치는 한 권의 책이겠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많은 애정이 담긴 자식 같은 존재다. 출판사에 양해를 구했다. 조금 더 신경써서 6쇄를 인쇄하고 싶다고. 책은 저자의 욕심이 반영된다. 적당히 하고 싶으면 그냥 적당히 써서 수정해서 보내면 된다. 그런다고 출판사에서 뭐라 하지 않는다. 책을 내는 게 목적이면 그래도 되겠지만, 책과 나를 동일시하면 책임감이 무한대로 높아진다. 결국 시간이 지났을 때 이녀석이 나를 대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일기를 쓰는 게 아니라 누군가 돈을 내고 경험을 사는 것이기에.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로 읽는 분들이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퇴고를 했고 결국 탈고를 마쳤다.


내년에는 구글 애널리틱스 4 버전에 대한 책을 쓸 예정이다. 다행히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고 6개월 안에 집필을 마무리하고 싶다. 일단 계약을 해야 작업을 하겠지만 말이다. 처음 책을 냈던 게 3년 전으로 기억한다.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책을 내는 과정과 초안을 고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책에 대해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돌이켜 보면 출판사를 귀찮게 하지 않는 내 잘못도 있었던 것 같다. 결국 하나씩 부딪히며 방법을 터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떤 구성으로 책을 쓸지 생각해봐야겠다. 사실 대략 목차 정도는 구상을 해놨다. 거기에 뼈대를 만들고 살을 조금씩 붙여 나갈 생각이다. 물론 한 번에 쓸 생각은 없고 브런치에 연재를 하다가 모아서 책으로 낼 생각이다. 그래야 그 과정에서 글이 다듬어지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서 시간을 벌 수 있다. 두 권의 책을 쓰면 어떤 기분일까. 가끔 상상한다. 새로운 책을 쓰고 서점에 기웃거리는 내 모습을. 저 멀리서 사람들이 내 책에 관심을 가지는지 몰래 힐끗 숨어보는 모습을. 그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건 순전히 내 의지에 달린 문제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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