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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Apr 21. 2022

아빠도 육아휴직을 써봐야 안다

육아휴직을 쓰기 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사실들

육아휴직을 쓰고 많은  느낀다. 일단 좋은 점이 많다. 이건 경험해보지 않고는 모른다. 육아휴직을 쓰게  이유가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였는데,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같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뭔지 정확하게 알게 된다. 표정만 봐도  지금 기분이  좋구나, 밥을 먹을 때도 자기만의 순서와 속도가 있구나  몰랐던  많이 알게 된다. 아이가 혼자 노는 모습이나 자는 모습을 지켜보면 나도 어릴  이랬었나 라는 생각을 한다. 매일매일 순간의 기록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긴다.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소중한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다면 지금밖에 보지 못하는 그런 순간들을 그냥 지나칠뻔했다. 마치 차를 타고 지나가면 걸어갈    있는 들꽃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와이프랑 사진을 보며 키득키득 웃는다. 행복한 시간이다. 육아가 힘들지만 이런 순간들이 있고 아빠로서   있는 기쁨들이 있기에 해볼만하다. 나중에 아들이 크면 지금의 기록들을 보여줘야지 싶다. 구글 포토 용량이 모자라서 100G 업그레이드했다. 구글은 정말 어쩔  없이 결제를 하게 만든다.  

와이프가 복직을 하고 1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난 벌써 회사 복직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에게 미안하면서도 그만큼 혼자 육아를 하는 게 이렇게 버거운 일인지 몰랐다. 물론 오전에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셔서 그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지만, 그런 시간마저 없었다면 스트레스가 날로 쌓여갔을 듯 싶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어주지 않으면 나중에 터지니 주 1회 테니스와 근력 운동을 매일 1시간씩 하려 한다. 오전에는 사람이 없어서 아주 쾌적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 예전에 헬스장을 매일 오시는 분께 어떻게 하면 매일 올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분은 당시 육아를 하고 계셨고 헬스장에서 보내는 1시간이 하루 중 가장 힐링되는 시간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당시만 해도 미혼이던 시절이라 육아는 힘들다고만 생각하고 깊은 공감을 못했다. 이제는 뭔 말인지 알 것 같다.

그동안 와이프가 고생을 많이 했구나 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지금은 아이와 말이라도 조금 통하지(그래도 아직 아빠라고 말하지 못한다..), 완전 갓난 아기 때에는 그러지도 않았을 텐데. 출산을 한 엄마들이 괜히 우울증에 걸리는 게 아니구나 라는 걸 느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육아휴직을 꼭 써봐야 한다. 아니, 그냥 법으로 강제했으면 좋겠다. 남자도 아이가 생기면 최소 1달이라도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말이다. 그게 대한민국의 평균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나저나 어린이집은 대기 1번인데 언제 입소할 수 있는 걸까. 오늘도 전화를 걸어봐야겠다. 막상 어린이집에 들어가게 되면 하원은 어떻게 시키지. 사람을 써야 하나. 에잇,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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