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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Aug 13. 2022

두 번째 책의 원고 작성을 마쳤다

구글 애널리틱스4 실전 활용법이 곧 나옵니다 :)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4개월 전, 두 번째 책에 대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도 ‘과연 내가 원고 초안 작성을 순탄하게 마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원고를 쓰던 와중에 팀 동료의 갑작스런 퇴사로 육아휴직에서 조기 복직했고,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육아는 초반에 세웠던 원고 작성의 마감 날짜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 달 이상 밀려버렸다. 인생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항상 인생은 계획을 보기 좋게 빗나간다. 크고 작든 항상 변수는 있게 마련이고, 어쩔 땐 그런 변수가 인생을 행복하거나 힘들게 만든다. 그리고 지난주, 마침내 두 번째 원고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책을 쓰는 게 힘들다는 건 첫 번째 책을 썼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 당시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며 다시는 이런 작업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성격이란 건 쉽게 바뀌지 않듯이 뭔지 모를 두 번째 책을 쓰겠다는 목표가 나로 하여금 출판사에 연락을 하게 만들었다. 계약을 하고 나서 자투리 시간은 무조건 책을 써야만, 아니 책을 쓰려고 노력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요새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정주행하고 싶어도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한 문장이라도 더 써야만 했다. 어떻게 보면 책을 쓴다는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자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는 행위였다.


혼자  때는 시간도 많았고 당시 회사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콘텐츠는 업무 시간에 써도 된다는 허락이 있었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표님의 엄청난 배려였다. 하지만 이번 책을  때는 주로 아이를 재운 저녁 9 이후나 주말을 활용해서 챕터를 하나  완성해야만 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 아프거나 일이 많은 날은 다음 날에   써야할 분량까지 커버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나 잠이 밀려오는 날은 가급적 쓰지 않으려 했다. 결국 그렇게 쓴 글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면 상관없겠지만, 누군가는 돈을 주고 구매하는 책이기에 책임감 또한 뒤따라야 했다.


정확히 첫 번째 책을 쓰고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수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같은 일을 좀 더 넓은 범위로 한다는 것 외에는 여전히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많은 고객사들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요구사항은 그래도 나를 이전보다는 경험치가 많은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책에 담으려 했다. 책을 쓰게 되면 어렴풋이 앞던 내용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원고를 쓰고 출퇴근 길에 휴대전화로 교정을 하며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검수를 하는 과정을 거쳤다. 예전에 이기주 작가의 책에서 글이라는 건 한번 묵혀두고 나중에 봐야 수정할 부분이 어딘지 보인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정말 맞는 말이다.


원고를 받은 출판사의 편집자 님께서 어제 전화가 왔다. 글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매끄러워서 너무 다행이라는 말씀과 함께, 원고의 내용이 일관성을 가질 수 있게 동일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통일하고 수동태를 능동태로 바꾸는 등의 세심한 피드백을 주셨다. 꼼꼼한 편집자 분을 만나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편집 작업이 들어가면 책은 9월 중순쯤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제부터는 사람들에게 잘 읽히게 하기 위해 좀 더 읽기 편하게 표현 방식을 바꾸고, 챕터의 순서를 바꿔야 한다면 바꾸는 등의 작업이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바로 책을 쓴 일이다. 책을 쓰고 얻은 자신감으로 그동안 못했던 수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많은 기회가 내게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온라인 강의를 찍는다던지, 대학교에 특강을 나가는 등의 기회다.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종이 묶음에 불과하지만, 내게 두 번째 자식 같은 존재다. 누군가 구글 애널리틱스4 실무를 하면서 옆에서 코칭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할 때, 내가 쓴 책이 그런 존재가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 마무리를 잘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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