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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Nov 16. 2022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되는 순간들

어제 퇴근길의 발걸음은 꽤나 무거웠다. 업무 미팅도 많았고, 새롭게 들어오는 프로젝트와 교육으로 인한 약간의 스트레스와 더불어 기존 프로젝트에서 처리해야  일들이 평소보다 나를 피곤하게 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머릿속은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고 쌓인 업무가 해결되는  아니므로 '내일  달리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 정경화 님의 비올라 연주로 마음을 다스렸다. 뭔가 생각 정리가 필요할   분의 음악을 들으면 차분해진다.


그렇게 9호선 지옥철을 뚫고 마을버스를 갈아타서 꾸역꾸역 집에 도착하니 아들이 나를 반겨줬다.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은 예전에 아이가 없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기쁨과 함께 내가  가정의 가장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하루에 있던 일을 이야기하면 뇌가 다시 리프레시(refresh) 된다. 밥을 먹으며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를 재우며 오늘 힘든 일은 없었는지 얘기를 하면서 하루를 정리했다.


결혼을 해서 내가 믿을  있는, 나를 믿어주는 가족이 생긴다는  정말 행복한 일이다. 특히 나를 순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아이는 정말이지 내게 있어 인간 비타민이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할 만큼의 행복감이 있기에 결혼과 아이를 갖고 가정을 꾸린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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