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그의 건축에 열광하는가
경험은 일천해도 건축 전문가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건축주를 만날 때면 "나한테 의뢰한 이상 기본적인 기능 조건 외에는 저에게 전부 맡겼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늘 고자세로 임했다. 실제로 초기에는 건축주에게 도면에 제대로 보여 주지 않은 채 완공한 것이 대부분이다.
"돈은 쌓아 두는 게 아니다. 제 몸을 위해 잘 써야 가치 있는 것이다." 라고 힘주어 말씀하시며 흔쾌히 보내 주셨다. 이후 내 사무소를 개설할 때까지 4년 동안 돈만 모이면 여행을 떠나 세계를 돌아다녔다. 외할머니 말씀대로 20대 시절의 여행 기억은 내 인생에 둘도 없는 재산이 되었다.
세계의 대표적 도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도시에 흐르는 '풍성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