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디 에센셜
#한강디에센셜
한강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문장을 온몸으로 읽는 기분이 든다. 섬세하게 묘사한 감정들이 온몸을 관통한다. 살갗에 불이 닿고 얼음이 닿고 바늘이 닿는 듯,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몸살 하듯 몸이 아프다.
책을 읽는 내내 끙끙 앓았다. 이럴 때 읽으면 안 되었던 건데. 누가 나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수시로 찾아왔다. 문장 중간중간 주저앉아 몇 번이고 숨을 내쉬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은, 고통에 민감한 마음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읽는 이도 이토록 힘에 겨운데, 온 생을 이 문장에 투신하는 작가의 사정은 어떨까. 여리디 여린 마음으로 세상 구석구석의 여러 고통을 문장으로 토해내는 이의 삶은 어떨까.
‘사명’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그의 문장들을, 기어이 기필코 읽어낼 상태의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다짐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게 고역인 요즘, 툭 치면 쓰러질 듯 후들거리는 마음으로 읽었으나, 그러면서 다짐했다. 이 모든 과정을 기꺼이 받아들여, 반듯하게, 단단하게 여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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