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이번주부터 공적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길래 ‘오호,나도 이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구나’하고 내심 기대를 했다. 화요일 저녁 귀가길, 집 앞 약국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그것을 너무 마냥 봤나. 8시 30분부터 번호표를 배부하고, 11시에서 8시 사이에 아무때나 구입하면 된다는데, ‘다음주’부터라는 말이 있길래 이것이 지난주에 붙여서 그런건가, 아니면 혼란을 겪은 후 다음주부터는 이렇게 시행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것인가 아리송했다. 내가 너무 마냥 봤는지 약사분이 나오신다. 그래서 물으니, ‘이번주에 하는 것이고 ‘다음주’를 지워야겠네요’하신다. 그리고 아침 8시 30분에 오면 번호표 바로 받는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주로 병원인근의 약국을 다녀서 이 약국을 거의 이용해 본 적이 없는데 약사의 친절함에 이 약국을 애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번호표를 받으니 참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마스크를 사러 가는데, 어르신이 약국에 들어가는 게 보인다. 내가 들어가니 역정을 내고 있다.
‘아니 살 수 있게 한다면서 그러면 약국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라는 거야? 그럴꺼 배급제를 하지, 대체 뭐 하자는 거지?’ 그러면서도 못마땅한지 한참을 서 계신다.
제도를 설명해줬음에도, 왜 그러시는지..
그리고 그 오후 시간엔 왠간한 약국가도 구매가 힘들텐데, 왜 여기서 그러시는지요.
집 근처에 종합병원도 있고, 병원들이 많은 편이라 도보거리에 최소 20개 이상의 약국이 있는 약국보유부자지만, 나도 괜히 발품팔기 싫고 헤매기 싫어서 집 앞 약국의 이 제도가 너무 좋은데..
약사가 화가 나서 이 제도를 없애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문득 이러한 생각도 들었다.
번호표 받은 사람 중에 최소 1명은 구매를 안 하지 않을까, 8시 땡하고 약국에 가면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약국마다 입고시간 보유수량이 달라 당장 공공마스크앱을 만들었는데, 아직 베타버전이고 오류도 있지만.. 완벽을 기하고 출시하기에는 시간의 압박을 느낀 것일까, 이렇게 초스피드로 하는 것에도 인력을 무리하게 가동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빨리’ 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
또 정보를 활용해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에 대해 주로 어르신인 정보소외계층의 문제점도 대두되고.. 가장 합리적이고 적합한 솔루션은 무엇이었을까.
공적마스크 판매첫날 여러 지역까페에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동일한 ‘여전히 구매하기 어렵네요’란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세력이 있구나를 알게 되었고, 그 주체는 누구인지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이 글이 여러 지역까페에 올라갔다는 것을 알고 캡쳐한 네티즌도 대단하고, 이 글들에 ‘일처다부제’인가봐여.란 댓글은 정말 최고였다. 남편이 사러 갔다는데 온갖 지역에 다 썼으니...
나도 댓글학원을 좀 다녀볼까.
마스크 구매로 인해 세상의 많은 것을 또 알게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