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80. 잠식하게 하지마!

코로나 이제 그만!

by 자작공작

회사일로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많이 지쳤던 어느 주말, 오래 알고 지낸 지인과 카톡을 주고 받던 중,지인이 내게 말했다.

‘너의 주말을 즐겨, 회사문제가 너의 주말을 잠식하게 하지마!’

이 말이 너무도 와 닿았다.

나 혼자 침울하게 있어봤자 아무것도 풀리는 것도 없을 뿐더러, 나의 시간만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내 일상이 잠식 된 기분이다.

집순이성향도 있어 집에서 지내는 것을 꽤 잘하는 편인데 이제 슬슬 지친다.


며칠 전에는 집 앞 백화점에 잠시 들를 일이 있어서 나갔다. 간 김에 백화점에 있는 서점에서 사서 읽을까 고민하던 책 조금 봐야지라는 계획까지 있었는데, 볼 일만 눈 깜짝할 새 보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 후다닥 집으로 왔다.

오늘도, 겸사겸사 시내를 나갈까 싶었는데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고사했다.

꼭 나가야 하는 일이 아닌데, 혹시 나갔다가 #00 확진자가 되고 동선 공개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내가 집대문을 아예 안 나서는 건 아니다.

집 앞 마트나 편의점에 다녀온다. 마스크를 사러 나간다.

꼭 필요해서 나가는 것이랑 선택에 의해 나가는 것의 차이인 것이다. 사회가 멈춘 것도 아니고, 여전히 출퇴근을 하고 일을 하는데, 또 잠깐씩 나가는 것은 굳이 못 나갈 것도 없지 않나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시내 카페는 자리가 없다 하고,

맛집에는 여전히 줄을 서 있는 다 하고,

클럽은 문전성시라 하고,

어떤 공연은 객석이 거의 찼다고 하고,

지자체에서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하는데도, 꽃놀이 방문객이 붐빈다 하니,


집에 있는 시간이 오래 되어서 지치는 것보단,

이런 소식이 날 지치게 한다.


조심하는 게 맞는데,

또 나만 너무 잠식당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들고..

병원 집단 감염, 교회 집단 감염의 지역에 내가 살고 있고, 내가 다니던 집 앞 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가 의사와 간호인력이 확진자가 되고..

그래서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그러나 충분히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난 집에서 충실히 시간을 채우겠다.

난 잠식당한 것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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