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는 많이 크겠어요. @&₩
보험설계사에게 연락할 일이 있어서 연락 중에,
‘코로나 괜찮으세요?, 애들이 많이 크실텐데..’
‘아... 아니요... 저 결혼 안 했어요...’
‘(급 당황)... 죄송해요.....’
5년 전쯤 가입한 보험인데,
당시 보험설계사는 관두었고, 그 사이에 내 담당설계사는 몇 번 바뀌었다. 고객센터를 통해 알아보려 하거나 보험료 납부등을 하려고 하면 꼭 설계사를 통해야 한단다. 이번에 실비 전환 가능여부는 직접 확인 가능할 줄 알았는데, 이 또한... 난 그러면 설계사 지정안해 두면 안 되냐고 했지만 그것도 안 되나보다. 이번에 통화하면서 설계사가 ‘청구도 한 번도 안 하셨죠? 저한테 연락한 적이 없어서요’ 했는데, 서너번 했던 청구를 내가 직접 했을 뿐이다.
지금 담당도 명목상 내 담당 일 뿐이라 뭔가 애매해서 직접 연락을 잘 안하려 한다.
이전에 보험료 납부로 잠시 통화한 적이 있고,
이번에는 보험 전환 알아보려 통화했다. 통화 중에 직접 조회 해본다면서 그거 기다리다가 통화가 길어지던 와중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제가 고객님 정보를 몰라서요’라며 죄송해하고 당황해 한다. 아마 나에 대해 잘 모르다가 이번에 보험 조회 과정에서 나이를 보고 나온 말일 것이다.
6~7년전쯤, 보험 광고 전화를 받았다가 너무 속사포 같이 말하는 통에 미쳐 끊지 못했는데 ‘보험 있고 필요 없어요’하면서 끊으려는데 ‘남편은요, 아이보험도...’ 하는데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때가 생판 모르는 남에게 당연히 결혼한 사람이라 여겨진 것이 처음이었다. 이 처음이란 것에 내가 심하게 당황했다. 그래서 ‘필요없어요’하고 전화를 끊어버렸지만, 끊고 나니 성질이라도 부릴껄 이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기혼에, 자녀가 있다는 정보가 어디에라도 있는 건가요? 영업을 왜 이렇게 해요?
한 4년전 부터는 마트에 가니 시식코너에서 ‘어머니 드셔보세요’... 그래 여기까지는 수차례 반복되니 그려려니 여겼다. 내가 겉모습이 충분히 그럴 연배가 되었구나 생각해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구나 했다.(근데 대체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저 어머니 아니예요’라고 대꾸할 필요도 못 느꼈다. 그런데 당혹스러운 건 ‘어머니, 이거 애들이 잘 먹어요’ 라는 말이다. 내가 아이 손을 잡고 마트를 거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이 또한 반복해서 듣다보니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긴 한다. 하지만, 솔직히 일종의 폭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결혼과 아이를 필수로 여겨버리는 사회적 인식이다. 그리고 이때쯤이면 당연히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다는 선입견이다. 난 사회적 인식과 선입견의 피해자다. 감정이 상한다. 너무도 당연한 걸 안하거나 못한 사람이 된 것만 같다.근데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뭔가 애매하다.. 예민보스 같은 느낌? 고의거나 특정 악의를 갖고 그러는 건 아니니까.
하, 지, 만
왜 생판 모르는 남을 당연히 기혼녀에, 유자녀로 여기는 것일까? 내 연배로 보이면 당연히 결혼하고 아이가 있어야 하는 것인가? 솔직히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가 없는 경우도 있고, 무자녀가 자발적 선택이 아닌 경우도 많을텐데 무턱대고 ‘애’를 언급하는 것은 지독한 무례함이다.
그래, 그래,선입견일 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려 하지만(순전히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결혼과 자녀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일종의 폭력같이 여겨진다.
마트에서의 무례함을 덤덤하게 여기니,
이제 대형서점에서 공격을 당한다.
학습지인가를 판촉 하는지 슬쩍 다가와서는
‘어머니, 자녀 있으시죠?’ 한다.
아무리 판촉이라지만 낯선 타인에게 거부감을 주면서 하는 것이 맞을까? 당신은 무슨 권리로 그러는
건가요? 그 학습지에 관심보이는 사람에게만 하세요. 서점 갔다가 왜 봉변을 당해야 하나요? 충분히 그런 연배로 보이는 것이니 선입견을 수용해야 하는 관용이 필수덕목인 것일까?
뭐, 다 그렇다고 칩시다.
내가 들었던 최고의 충격은 ‘큰 애는 많이 크겠어요’다.작년에 같이 일한 사람이 있는데, 나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던 상태에서 초면에 내게 처음 한 말이었다. 나보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더 당황했다.
아니, 대체 뭘 보고 애가 여러명이라고 판단을 한 것일까... 결혼, 애를 떠나 이제 큰애가 많이 클 것이라는 것 까지..
이건 내가 결혼도 언제쯤 했다는 것까지 다 기정사실화 시켜버린 것이다. 무덤덤해지려 했던 내가 아직도 충격먹을 여지가 남아있다니.. 점입가경이었다.
나보다 조금 윗연배의 남자였다.
같이 일하는 동안 수차례 충격적이긴 했다.
여자를 얼굴마담으로 여기거나, 음식점 여자 사장이나 종업원에게 대하는 태도 등 수위를 넘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사회적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몰카나 변태행위를 한 경우들이 있지만, 개인적인 생활이 아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희롱같은 언어습관은 수년간의 직장생활에서 처음 봤다. 그리고 미투로 사회적으로 경각심이 많이 부각된 시기에 그러니 기가 찼다. 전반적으로 언어가 경솔하고 무례한 측면이 있어서, 나에 대한 첫마디도 그렇게 나온것이 아닐까 라도 생각되고 결국 선입견을 가장한 무례함은 사람 됨됨이로 연결을 시키게 되었다.
나한테 물건 팔 것도 아니니까...
무턱대고 결혼과 아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선입견으로 가장한 무례함이다. 그리고 폭력이다.
예의를 지킵시다.
판촉활동 멘트좀 바꿔 제대로 판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