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냉장고 두 개
무려 3년전이다.
김장을 하러 자신의 외할머니(나의 이모)를 따라 우리 집에 온 아이는 당시 네살이었다.
부엌에 온 아이는 묻는다.
‘왜 냉장고가 두 개예요?’
김치냉장고도 스탠드형이라, 아이에게는 냉장고가 2개로 보였나보다.
‘응, 이모는 부자야, 그래서 냉장고가 두 개야’
아이는 진짜 ‘뭐라는 거야’라는 표정으로 아무말 없이 거실로 갔다.
그날 저녁, 집에 가서 ‘이모네 집에는 부자가 있대요, 냉장고가 세 개가 있어서’라고 했단다.
그냥 이런 해프닝으로 끝나는 줄 알았다.
당시, 아이는 ‘부자’가 뭔지도 몰랐을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맥락에 따라 ‘부자’가 뭔지는 대략적으로 알아가는 것 같다. 아직도 이 사회의 ‘부자’가 뭔지는 잘 모를테지만..
실은 나도 잘 모른다. ‘부자’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도 아이는 날 부자로 기억해준다. 여전히 나를 부자라고 한다. 왜? ‘냉장고가 두 개여서...’
그리고 누군가가 ‘부자가 뭔지 알어?’라고 물으면, 여전히 ‘응, 냉장고 두 개’라 답한다.
이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합니다^^
진짜 우리 사회의 부자는 무엇일까?
정부지원금 정책이 있을때마다 갑론을박이 생기던데...
그리고 그 해의 김장은 나의 외할머니와 함께 했던 마지막 김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