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말채나무

by 자작공작

집 앞 탄천 산책로에는 사람이 많아,

시청쪽으로 산책을 간다.

아마,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가지 않았을 산책 길.

걷다보니 ‘말채나무’가 보인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것이다.

말채나무가 이렇게 심어져 있는 것은 처음본다.

아니, 예전에 본 적이 있어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기억에 없을 수도 있다.


화훼장식사 시험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나무 이름도 몰랐는데, 이 말채나무는 내게 특히 많은 좌절감을 주었다.


시험 중 한 작품이 구조물을 만들고 그 안에 핸드타이드를 만드는 것인데, 말채나무는 구조물의 재료이다.


말채나무를 말고, 잡아서 지철사로 묶는데,

유독 꽉 묶지를 못해 헐거웠고,

시간안에 전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늦어도 15분안에 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

허겁지겁 만들다 보면 지철사로 묶어둔 곳이 풀리기 일수기도 했다.


시험이고 변별력이 필요해서이겠지만,

실제 작품으로 이 구조물을 만들 일이 없고,

또 실제 매우 신속하게 만들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가 의문이었다. 차라리 모형으로 된 구조물을 판매하고 시험에 지참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독 구조물 만드는 것이 힘들었어서 내겐 특별한 기억이다. 시험 전날, 꽃시장에서 재료를 사오면서 말채나무를 보고 한숨이 푹푹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산책길에 보고서 ‘뭔지’ 알고 반가운 마음이 들다니... 역시 세상에 쓸모없는 지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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