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면 100일을 기념해주고,
수능 디데이 백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연인들의 첫 기념일이 백일이 되기도 하고,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선 마늘을 먹으며 100일간 격리되어 있어야 했었고,
‘100일’은 참 많은 의미가 되는 것 같다.
2020년이 되면서 부터 하루에 한 편이라도 뭐라도 써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가 ‘괜한 일’이란 생각에 하지말까도 하다가 일단 시작해봤다.
오늘이 딱 100번째 글을 쓰는 날이다.
2020년이 된지 100일이 되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솔직히, 중간 중간 ‘그만할까’란 생각도,
글을 모두 지워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는 내일까지만 쓰고 글을 그만두어야지 생각하기도 했다. 별 의미 없는 글들을 ‘발행’을 눌러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지만 버텼다.
그래도 나름 버티기는 잘하는 것 같다.
가식은 싫고, 때론 할 말은 하고 싶다는 생각에 격노해서 쓴 글들도, 기운이 너무 쳐저서 우울모드의 글도, ‘이게 뭐 그대로의 나인데 어때’라고 발행시켰다가, 잠시 서랍에 담았다가 다시 뺐다가 그러기도 했다.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거의 안보는데,
포털이나 SNS에서 관심가는 글을 눌렀는데 브런치 글인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내 글이 한 없이 부끄럽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며칠 전에 썼던 글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서랍에 담기도 했다.
내가 숫자를 메기면서 글을 쓰는 이유가 절대 삭제하거나 서랍으로 숨기지 말아야지의 의지여서, 결국 다시 서랍에서 빼기도 한다. 신경쓰이는 몇 개의 글이 있다. 뭐, 속임수를 써서 글 내용을 몽창 바꿀 수도 있지만(다행히 브런치는 발행된 글을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그건 또 거짓 같아서 싫고..
뭐, 그렇다.
작년 12월 중순에 이직을 했고,
이직하고 며칠 만에 아닌 길에 들어온 것을 알았지만,계약서에 쓴대로 올해까지는 일을 할 줄 알았다.
그리고 난 버텨낼 줄 알았는데,
엎친데 덮친 겪일까, 안 좋은 일들의 연속에,한파의 추위에 난방이 안 되어 손발이 어는 사무실 환경까지 겪어냈다.
애시당초 조건들도 거짓이었고 신뢰도 없어서,
몸과 마음이 상해가는데는 아무것도 부질없다란 생각에 2.5개월만에 놔버렸다. 난 번아웃이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사무실, 워라밸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조직이어서 올 한해는 운동과 피아노연습실을 하기로 맘을 먹었다.코로나로 중단한지 2달째인데, 일의 변수로 인해 앞으로 꾸준히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나름 구직활동을 하는데, 어느덧 1.5개월이 되가니 부쩍 조바심이 나고 초조해지기도 한다.
100일 동안은 기쁜 날보다는 힘든 날의 연속이었던 듯 하다. 그리고 코로나블루의 영향도 무시는 못하는 것 같다. 많은 모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즐기고,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니고, 한달에 서너번씩은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고, 공연도 보러 다녔고, 여행도 다녔는데 아무것도 안 한지 2달이 넘어가니 더 답답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글을 쓰는 게 많이 힘들기도 했다.
그래도 난 했다.
앞으로도 글은 계속 될 것이다.
나의 삶도 계속 될 것이다.
글을 서랍에 넣었다 뺏다 하는 일도 계속 될 것이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