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적이 있었다.
미용실을 한 달에 한 번은 갔어야 하는...
안 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클리닉을 매달하고, 머리를 다듬고..
또 염색한 머리가 0.5cm정도 자라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다니던 곳이 머리를 잘해서 좋았던 것은 아니고, ‘나쁘지 않아’ 정도였다. 머리에 까탈스러운 편이 아니고, 할 줄 아는 건 머리감기, 말리기, 가끔 에센스 바르기 정도인 내게, 그저 손안가게만 해주면 되었다. 그리고 맞는 미용실을 찾는 건 참 힘든일이다. 그래서 몇 년을 다녔었다.
그런데, 내 담당 선생님이 부원장이되고, 안쪽으로 분리된 공간이 생기면서 갑자기 컷트비 사만원을 별도로 받고 비용이 많이 올랐다. 머리하는데 과하게 많은 돈을 쓰는 건 싫어해서, 마침 끊어둔 금액권도 거의 써가서 슬쩍 핑계를 되었다.
여기도 친구에게 소개 받은 곳이었는데,
또 다른 친구에게 소개를 받았다. 그런데 내가 다니던 곳의 바로 옆건물이었다.
여기를 다니면서 미용실 가는 횟수가 점점 줄었다. 한 달에 한 번 안가도 큰일 나지 않았고, 염색한 머리 색상과 다른 새카만 머리가 자라서 올라오는 것도 견딜 만 했다. 또 어느 순간부터 미용실에 몇 시간 앉아 있는 것이 힘들었다.
결국, 삶에 정답은 없다. 내가 하는 것이 정답인 것이다.
전에 다니던 곳에서 매달 클리닉을 했고,
선생님이 늘 강조하던게 한 달을 넘으면 클리닉 효과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다니기도 했다. 약간의 세뇌효과인가.. 근데 솔직히 말하면 당시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느끼진 못했다. 잠시 머리결이 좋아진다는 느낌이었을까..
옆건물로 옮긴 미용실에서 시술할때 말고는 딱히 클리닉을 하지 않아도 별다름을 느끼지 않아서 더더욱 그랬다.
그런데, 이제사 그 클리닉이 필요한 시점이구나를 부쩍 느낀다. 머리카락이 힘이 없어지고, 푸석푸석하고, 부시시하다. 나이 먹으면 머리카락도 힘이 빠지나 보다.
옮긴 미용실도 몇 년을 다녔고,
선생님은 나랑 동갑이었는데, 연애를 시작하고,
그리고 나에게도 어서 빨리 하라는 수다를 떨곤 했는데,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한 뒤로 관뒀고 나도 관뒀다.
그리고 지금 3년 정도 미용실 유목민이다.
단발로 짜르고 펌을 한 뒤, 몇 달 정도 있다가 머리커트만 하고, 또 몇 달 있다가 커트와 펌을 한다.
일년에 서너번 가는 듯 하다.
그냥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적당한 곳을 못 찾은 게다.
매번 설명을 해야 하는 일이 번거롭다.
그리고 처음 온 고객이 갑자기 단발로 짜른다하면 좀 부담을 갖는 경우도 있다. 나의 스타일을 전혀 모르니까... 늘 가는 미용실이 있다는 것은 이런 면에서 매우 편리하다.
미용실을 가야할 시점으로부터 몇 달을 못 가니 머리카락이 꽤 길었다. 그냥 좀 길러볼까 하는데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영 힘들다.
부랴부랴 오늘 미용실을 다녀왔는데, 4시간을 하니 아주 진이 빠진다. 정착할 만한 곳이 있으면 클리닉도 정기적으로 받고 싶은데 또 귀찮기도 하고 그렇다.
아이고,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