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180. 다음생

by 자작공작

다음생에는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어, 란 질문에

새가 되고 싶다고 했다.

당시, 제주의 오름과 곶자왈을 쏘다니던 시절이라 내가 그 풍경위를 훨훨 자유롭게 날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서는 돌맹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돌 아니고 돌맹이어야 한다.

때로는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탑을 쌓는데 쓰이기도, 산 속 어딘가에 혹은 바닷가 어딘가에 정처없이 있을, 혹은 어딘가 서랍이나 주머니에 있을 내 운명을 내가 모르는 그런 돌맹이 말이다.

내 서랍속에 정체불명의 돌맹이를 보고서 생각했던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가수가 되고 싶었다.

자신의 무대를 멋지게 꾸미고 환호를 받는 그런 가수, 현생이 태생적 음치라 가수의 모습은 더욱 환상 속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난 다음생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지금의 내 생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다 쏟는, 다음같은 건 기약하지도 않는 그런 삶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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