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185. 일탈

by 자작공작

작년, 화훼장식기능사 시험대비 플라워 클래스를 들은 적이 있다. 이걸 꼭 해야지 했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난 다른 곳에서 플라워 기초 클래스를 들었고, 더 배우고 싶던 와중에 듣게 된 것이다. 내가 들었던 플라워 클래스와는 다르게 시험대비반이라 계속 반복적인 연습이었다. 내가 잘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꽤 있었고, 꼭 해야 하는 이유도 없는데 왜 시작했을까란 후회도 있었다. 그냥 작품만드는 실무반을 들을껄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고 토,일 4시간씩 수업에 체력소모도 만만치 않았다. 거의 3개월의 시간이었다. 내일배움카드로 듣는 거라 출석체크를 늘 했었고, 수료를 위해 80%이상만 출석을 하면 되긴 했고, 또 난 꼭 수료를 해야 할 이유도 없었지만 수업에 거의 빠지지 않았다. 수업을 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질무렵(거의 끝나가던 무렵), 토요일에 일정이 생겼고, 솔직히 그냥 일정을 빼버릴까 고민도 했지만 강행했다. 아침에 수업대신 다른 곳으로 가니 뭔가 속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오히려 이 하루의 일탈이 그 다음날 일요일, 그리고 나머지 수업을 듣는데 더 도움이 되었다.


오늘, 난 그 때의 그 기분을 다시 느꼈다.


긴급을 깜깜이로 만들고, 3주동안 집중처리하겠다며, 참 대책없이 수습하는 모습을 보면서(어떻게 한 달이 되도록 이렇게 방치하고 뒤늦게야 수습에 나섰는데 그 방식도 기가 막히고) 난 이 상황과 관련이 없지만 나를 둘러싼 환경에 뭔지 모를 불편함이 있었다. 거기다가 하루이틀일도 아닌 한심한 일처리 및 우왕좌왕 정책을 코 앞에서 보고 있자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있었다.


사회적거리두기와 극장 좌석 띄어앉기, 집합금지가 무슨 소용인가 싶을 정도로 아무런 준비없이 현장에서 신청자를 받고, 신청자가 몰려 하루종일 100여명의 사람이 붐비는 인산인해의 공간도 너무 깝깝했다. 진짜 이러다가 여기 확진자 한명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수요일부터 몸 컨디션이 안 좋았고,

어제 생리까지 시작해 오늘을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나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니, 휴가를 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야 하는데, 뭔가 좀 그렇다. 잠시 고민을 하다 결재를 올리려고 결재선을 지정하는데, 아니 그곳 책임자께서 휴가란다. 잠시나마 고민하고 갈팡질팡했던 내가 무색해졌다. 역시 난 사회생활을 현명하게 하지 못하는구나...


그렇게 휴가를 내고,

오늘 오전에 푹 쉬고, 잠시 볼 일들을 보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작년, 수업을 빠지고 볼 일을 보러 갔던 그 기분이 떠올랐다.


나 참 많이 답답한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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