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194. 죽음

by 자작공작

죽음에 꽤 무덤덤한 편이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지만, 평등권을 주장할 수 있지만, 이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타고난 재능도 기회요소도 모두 다른데, 과연 평등한 것일까란 의문이 드는 와중, 누구나 유한한 삶이라는 것에 평등의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돈의 힘으로 생명을 조금 연장할 수 있겠지만, 그 누구도 삶의 무한함은 없다.

결국, 누구나 삶이 유한하다는 명제하에 난 죽음에 대해 참으로 덤덤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비운의 사고로 죽었을 때,

궁 앞에 모인 슬퍼하는 인파들을 보고 의아했을 뿐이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데 저렇게 슬플까..


시간이 지나고, 내 가족의 죽음을 직면하고,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음이 내게 다가왔을때,

죽음의 실재적 의미가 비로소 피부로 와 닿았다.

그 이후에는 누군지 몰라도, 죽었다는 사실에 슬픔의 감정이 내게 다가왔다.


하루는, 출근길 전철역 근처에서 사무실에 야쿠르틀

배달해주는 아주머니가, 난 배달을 시켜먹은 적도 없음에도 날 보자마자 ‘최진실이 죽었어’란 소식을 전해줬다. 참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던 죽음이었다. 오죽하면 그 아주머니가 내게 말을 해 줬을까,

나도 꽤나 충격이었고, 왜, 어떻게 그 길을 선택한 것일까란 생각이, 오죽하면 그랬을까 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명인의 이런 죽음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 어떤 죽음보다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충격을 받았던 죽음은 전직대통령의 죽음이었다. 아니, 대체, 왜,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했던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지키고 싶은 것이 죽음과 맞바꿔야 할 것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을 때, 미국서 지내던 시절이었고, 정치라면 삼김시대가 각인된 사람이라 새로 당선된 대통령은 너무 낯선 사람이었다. 탄핵이 거론되고, 때론 거침없는 언행, 때론 정치판에서 힘을 받지 못한단 생각에 대통령은 좀 더 힘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고 소탈하게 지내는 모습도, 내겐 새롭게 다가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권위가 아닌 권력으로 온갖 꼴갑을 떠는 고위급들을 보며, 그 소탈한 모습은 꽤나 위대했구나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그래서 봉하마을을 한 번 가보기도 했었다.


얼마전 한 정치인도 스스로 삶을 마감했고,

며칠전 한 정치인도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대체 지키고 싶은 것이 뭐길래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겠지 하지만,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 것이다.


전적으로 지지를 하지도,

전적으로 반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갑작스런 죽음의 선택 앞에선 허탈했다.


자신의 죽음 뒤에 이런 일들이 있을 것을 알 긴 했을까, 이런 저런 상황들이 너무 서글프다.

진실이 뭔지 모르겠고, 무엇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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