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제주를 다녀왔다.
금요일 퇴근하고 밤 8:45분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오늘 오루 4시 45분 비행기로 육지에 왔다.
지난 몇 년간 한 해에 너댓번씩 제주를 다니면서 나름 나만의 원칙은 왕복 비행기값이 10만원이 넘지 않아야 한다(난 왕복 19,800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였는데 금요일 저녁, 일요일 오후란, 할인표가 거의 없는 시간대이다. 다행히 가는 편은 마일리지로 커버 했고, 오는 편은 무려 124,000원을 줬다. 가는 편이 마일리지도 안 되었으면 못 갔을 수도. 25만원씩 주고 가는 것은 좀 무리스러워서.
오는 편도 마일리지 대기를 해두었고 직전까지 마일리지 대기표가 나길 바랬으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짧게, 수요일 밤에 갔다가 금요일 오전에 육지로 오는 일정들도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완연히 주말에 있었던 적은 최근 몇 년 간은 없었다.
이래저래 내게 이래적인 제주여행이었다.
작년까지는 ‘여행’이란 사유로, 한 달에 하루 이상은집 밖에서 잤는데, 올해는 1월 부산행 이후로 무려 10달만이다. 그리하야 첫번째 제주행이었고,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제주행이 아닐까 싶다.
일정을 잡아두고도 코로나로 인해 썩 편치 않았는데, 목요일 밤이 되니 살짝 설레긴 했었고, 금요일 인터넷서 평창리조트에 갔다가 조식당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고 코로나 검사통지가 와서, 회사에 너무 눈치가 보인다는 글을 보고, 나까지 지레 겁을 먹었다.
그러나 금요일 퇴근 후, 나는 제주로 가는 궤도에 발을 담궜다. 눈도 보호해야 한다고 렌즈를 빼고 안경을 끼고 갔다. 비행기를 타니 승무원들이 고글비스무레한 것을 쓰고 있어서, 아차, 나도 저런 것 샀어야 했나 싶었다.
보통,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난 늘 ‘이 시간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벗어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서 잘 보내다가 또 이렇게 여행을 와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때론 내가 여행의 시간을 갖을수 있었음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늘상 그러던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이번에는 감사하단 생각은 커녕,
너무 힘들고 지쳐서 ‘내 체력 어떻해’란 생각밖에 안 들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지치고, 지치고, 제주 공항에 오니 지치고, 또 비행기에서 내려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 지쳐버렸다. 체력이 강한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이건 정말 너무 심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짐은 계속 느껴왔는데, 이 정도 일 줄이야. 너무 간만에 활동을 해서 그러기도 한가?
그래서 이제 밤에 집 앞에서 30분이라도 매일 걷자, 당장 운동복을 사야겠다, 생각을 했다.
김포에 내려 집에 오는 길,
추워도 너무 춥다.
운동 가능할까? 란 생각이.
체력이 빨간불이란 걸 자각한 제주행이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