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먹는 것이 '나이'이다.
'나이먹기'란 이렇게 쉬운 일인데, 사람들은 싫어한다.
나이 먹어감에 대해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계되는 것은 과연 나이를 '잘'먹고 있는가 였다.
나는 저렇게 나이 먹지는 말아야지, 저런 사람이 되진 말아야지, 란 생각이 강하게 다가올때가 있다.
감히, 나이를 '먹었다'가 아니라 나이를 어떻게 '처'먹었길래 란 말을 하게 하는, 어쩌다가 저지경일까란 사람을 볼때이다.
어제, 그랬다.
' 똥오줌 분간못하는, 자격지심에 돌돌 둘러쌓여서 정말 창피한 것이 뭔지 분간도 못하는 어느 나이 먹은 사람'
아, '이 사람이 어떤식으로 살아왔구나, 그래서 현재의 모습이 이렇구나'를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너무 혐오스러웠다.
'저렇게 나이 먹으면 안되'를 배웠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나도 누군가에게는 나이를 제대로 먹지 못한 사람의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과연 나이를 제대로 먹고 있는건가란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는 것은 쉬운데, 나이를 잘 먹는 것은 쉽지 않다.
상황을 이해한, 맥락을 아는 지인이 별명을 붙여줬다.
'빈수레', 머리도 텅텅, 나이도 텅텅.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보다.
빈수레씨, 남은 생은 조금이라도 채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