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은 이러하다.
놀면 뭐하니, 를 보다가
소문은 무성하지만 관심이 전혀 없던(세상 진상이 다 있다는 이야기에 아예 관심을 차단해 버린)당근마켓앱을 다운 받게 되었다.
방송에선 좀 뜬금없는 요청들이 많고, 참 신기한 세상이다, 했고, 그런 세상에 호기심이 생겼는데 막상 다운받고 보니 방송에서 본 뜬금없는 요청들을 잘 없다.
하긴, 방송에선 유재석이 여기저기 다녔고,
작가 및 제작진이 진짜 여러 동네를 열심히 찾은 거겠지.
그런데, 당근마켓에서 순대 정보를 얻었다.
순대가 맛있다는 순대트럭이 요일별로 판교나 도촌동을 온다고 하고 꽤 평이 좋다. 순대를 사려면 무려 한시간씩 기다린단다.
또,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마음에 품었기에 순대트럭의 인스타를 팔로우 했다.
그렇다고 즉각적으로 실행에 옮길 생각은 없었다.
순대를 위해 굳이 낯선 곳에 가고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인스타를 보다가, 25분전쯤 올린, 곧 도촌동에서 시작한다는 피드가 있었다.
정확한 장소는 모르지만, 인터넷 검색의 힘으로 대충 어디로 오는지는 알아냈다.
대중교통은 마땅치 않고(도보나 차이가 없고), 차를 세울 곳은 없고, 도보는 37분이 걸린다 한다.
살짝 망설여졌다.
그래도 오늘 아니면 또 기회가 잘 없을 듯 해 집을 나섰다. 바로 트럭을 찾았다. 30분이 걸렸다. 앞에 4명이 있어서 금새 살 수도 있었다.
다시 30분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30분, 걸을만 하다는 생각이다.
37분에는 멈칫 했는데,
30분은 기꺼이 다녀올만하다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벽이다.
내가 저항을 느끼는.
난 내 인생의 벽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의 삶에서 저항감이 생기는 지점은 어디일까.
이것은 놀면뭐하니를 보다가 당근마켓앱을 다운 받고, 앱에서 얻은 정보로 순대를 사오는 길에 얻은 고찰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