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에 몸부림치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어떻게든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밖은 환해지고 7시 30분이다.
병원은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밤새 몸의 이상에 몸이 조금은 적응을 했는지,
벽을 짚고, 아직은 성한 왼쪽 발이 있어 설 수 있다. 그리고 왼쪽 발을 움직이고 오른발은 끌어서 움직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벽없이 난 설수 조차 없다.
걸어서 밖을 나갈 수가 없다.
택시를 부른 들, 택시앞까지 갈 수가 없다.
손주들을 케어해주기로 한 엄마는 감기몸살이 너무 힘해 본인 몸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있고, 동생은 두돌도 안된 아이 둘에 몸져 누운 엄마까지 같이 있는 상황이다. 하필 이 타이밍에 가족 상황조차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일은 뭐람.
기동력이 있고, 내 몸까지 케어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마땅치가 않다. 솔직히 없다. 이 빈약한 인맥이여..
그리고 하필 토요일이라 오전진료 밖에 없고, 예약이 없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병원을 9시에 가지 않으면 접수도 힘들테고, 통증을 버티며 마냥 대기할 기력도 없었다.
진통제라도 있어야 할텐데.
누군가에게 진통제만이라도 부탁할까.
괜히 진통제 계속 먹다가 탈나는 것은 아닌가.
알레르기가 안 나타나던 진통제도 몸이 엄청 안 좋을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아니, 다리가 이 지경이라 병원은 가보는게 나을텐데.
119를 불러 응급실을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위급상황맞나, 119를 부르는게 맞나, 를 계속 고민했는데 일단 내가 아프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이대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병원에 간들, 또 집에는 어떻게 올 것인가.
119가 집으로 데려다 주는 건 아닌데.
아 그건 일단 나중에 생각해보자.
병원에서 누군가를 부르자.
두시간 걸려 도착하는 한이 있더라도.
결국, 119를 불렀다.
그리고 난 생애 처음으로 119 구급차에 타 봤다.
체온을 재니 37.4, 37.5 가 나오나보다.
37.5만 되도 응급실 격리로 들어가야 하는데 비어 있으면 바로 들어가는데, 없으면 몇 시간을 기다리거나 격리실이 ‘비어’있는 다른 응급실로 가야 한다.
아, 코로나 시대에 응급실 가기 힘들다더니 그게 이런 것이었구나.. 그리고 난 기초체온도 낮은 편인데 열도 났었나 보군... 응급실 못 가면 나 어쩌지, 괜히 집 나섰나.. 걱정장인인 나는 걱정투성이다.
집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는 동안 구급요원이 그런다. 무릎이 많이 부었네요.(펑퍼짐한 츄리닝 바지를 입었음에도 확연히 티가 났다)이런 건 지인불러 무릎 전문병원 같은데 가는게 빠를 수도 있어요. 혹시 모르실까봐.
난 속으로만 답했다.
네, 나도 알고요. 나도 안 그래도 다니던 병원이 있어 거기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하필 오늘이 토요일이라 예약이 없어 진료가 힘든 상황입니다.
주말을 어떻게든 버텨낼라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아프네요.
다 각자에게는 사정이 있다.
그 상황에서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는 걸 한 번은 생각해주기를..
막상 응급실에 도착하니,
내 걱정들이 무색하게 바로 응급실 안으로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