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퇴원

by 자작공작

난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행의 마지막 날에는 빨리 집으로 오고 싶다. 퇴원도 그러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집에 오고 싶었다.


9시에 물리치료를 받고 오니,

바로 1층에 진료실에서 의사를 보고 오란다.

환자복 입은 이대로요? 어차피 퇴원할텐데 갈아 입고 갈께요.

입원했으니 그냥 가세요.

추운데..

외투는 입고 가세요.

네... (그래 여기 법 따라야지)


그렇게 난 외투만 걸치고 통원 환자로 무지 붐비는 1층에 갔다.

처치실로 호출되, 초음파를 본다고 한다.

외관상은 이제 괜찮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그래, 나도 진짜 혹시나 혹시나 싶어 뭐든 해서 확실히 하고 싶다.


의사가 또 별도로 돈은 안 받는다 한다.

아니.. 왜 자꾸.. 내가 병원비가 많다고 투덜거리지도 않았고, 자꾸 뭐 한다고 뭐라 하진 않았는데..(깁스 하래서 좀 놀랬고, 재활치료 하래서 좀 놀랬을뿐, 몸이 너무 안 좋아 첫날 물리치료를 거부했을 뿐이고.)


예전 병원에서 준 약을 먹고 알레르기로 눈두덩이가 마구 부었는데, 마침 병원이 아직 진료중이라 달려갔더니... 무슨 주사를 줬었고 따로 돈은 안 받는다 했다.


재작년 산책길에 나와 강아지가 차 밑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길 고양이에게 무차별하게 물렸다. 일단 강아지부터 동물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는데 아무래도 길고양이니 광견병등이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5일간 지켜보라는 말에, 엉엉 울면서 그럼 5일 뒤에 다시 오면 안되냐고 하니, 의사가 오라고, 돈 안 받을테니..(아, 이때는 갑작스런 기습에 바로 동물병원 가느냐 핸드폰도 지갑도 없었다. 강아지 치료가 끝나고 내가 바로 와서 결제하겠다고 부탁을 하긴 했었다.)


아.. 자꾸 이런 상황이 생기니 뭔가 싶네.


의사는 별 이상이 없고, 이 상태면 약을 그만 먹어도 되는데 확실함을 위해 며칠 먹자고 한다. 혹여나 재발 여지도 있으니.. 안 그래도 내가 가장 염려되는게 재발될까였다. 부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또, 딱히 과잉 진료도 아니라고 한다.

아니, 내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깜짝 깜짝 놀래서 그런가;;;

진짜 무릎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난 할 수 있는 뭐든 하고 싶은 심정일 뿐이었다. MRI든 CT든.

그냥 깁스란 것에, 재활이란 것에 좀 많이 놀랐을 뿐..


10시경 다시 병동에 와서, 난 집에 가려하는데

진료비 심사가 안 끝났다고 11시까지는 있으란다;;

(원래 퇴원을 11시 정도 생각하라 했는데, 난 그냥 여유두고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집에 갈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병실에서 하염없이 대기중이었다. 안 그래도 1층에 의사를 보러 가기 전에 진료비를 대충 알 수 있냐고 물으니, 아직 심사중이라 했었다(중간 정산도 바로 바로 확인 가능한 대학병원 시스템에 내가 너무 익숙했나보다).

어제 병원비 대충 알 수 있냐고 하니 모른다 했었다.


아.. 그 심사 오래도 걸려 진짜 딱 11시에 퇴원하라 했다. 그리고 팔에 팔찌를 달라고 하는데..

네?? 전 처음부터 그런 거 받은 적이 없어요..

1층에서 수납을 하고 드디어 집으로 왔다.

그리고 지지난주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내려온뒤로 다시 못 올라간 내 침대에 다시 누웠다.


어제 저녁 간호사가 퇴원시 필요서류를 물어봐,

진단서에 혹시 입퇴원 날짜가 있냐고 물어보니,

너무 단호하게 진단서는 진단명만 나오는 거고,입퇴원확인서가 있다 했다. 입퇴원 확인서는 나도 알고진단서에도 입퇴원이 기재되곤 해 물어 본 것이다.


이제 찬찬히 진단서, 입퇴원 확인서,진료비 내역서를 본다.

왠걸.... 진단서에 따로 칸까지 되어 있어 입퇴원이 적혀 있네?? ... 이러니 내가 녹음 필요해 안 필요해?

입퇴원확인서 굳이 안 받았어도... 휴..



진단서가 2장에 40,000원 이다.

난 1장 밖에 뗀 적이 없는데..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확인 후 연락준다더니,

17일과 중복으로 되었다고 목요일에 진료오면 환불해 준단다. (아, 원래 난 통원을 한다 했고, 그 때 ‘의사’에게만 진단서 말을 했고, 바로 입원으로 바꿨고.. 그 날 병원비도 다 입원 후로 넘어가는지 병원비도 결제 안 했고, 진단서는 받지도 않았다.. 이게 착오라면... 내 잘못인가??)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곳이다.


병원에서는 오직 나한테 무슨 주사를 주는지, 무슨 약을 주는지, 그리고 무릎이 어떻게 차도가 있는지만 신경쓰면 되었고, 그 시간이 집중이 되는 것 같았다. 날씨가 어떤지 무슨 요일인지도 전혀 중요치 않았다. 나름 집중의 시간인 점만이 좋았다. 내게..


집에 오니 이런 세세한 오류부터 이런 저런 일로 신경쓸게 한 두 가지가 아니네.. 물건이 2개가 들어 있어야 할 택배는 1개만 들어 있고;;


아.. 병원비는 생각보다 적게 나왔는데..

무려 병실비랑 식대가 전체의 65%쯤 된다.

다인실만 들어갔어도.


어제 밤 체크카드로 결제하려고 여기저기 있는 돈들을 진짜 몇 천원까지 체크카드 연결 통장으로

모아 두었는데 그 노력이 무색하게...

그러니 중간 정산 좀 알려주면 얼마나 좋아.


저녁이 되니 무릎이 다시 살짝 부은 것 같다.

나 병원에서 집 온 거 밖에 없는데?


입원만 병가가 가능하다 했고,

난 무리를 두지 않기 위해 목요일까지 휴가를 요청해 둔 상태인데, 오늘 연락하면서 내일 오후, 수요일, 목요일 오전은 출근하겠다 했는데 갑자기 후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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