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의 존재감이란
또 이 아이의 알고리즘은 꽤나 대단해서, 노래 하나를 틀어달라고 하면 이어서 틀어주는 노래들이 하나같이 주옥같다.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렇게 내 취향을 잘아는지..
AI가 실로 대단하고 놀랍구나, 이 정도면 조만간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것도 무리는 아니겠단 생각까지 하게되었다.
이런 믿음직한 녀석.
다른 스피커들은 "다녀올게~" 라고 하면 "네, 전 여기서 기다릴게요." 하고 상냥하기 짝이없게 대답해준다는데 이 녀석은 고작 한다는 소리가 "네, 알겠어요" 란다.
아니, 인간미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너무 정없고 차갑잖아!!
아이들끼리 신나게 놀고 있는데 그 소리에 자기도 같이 놀고 싶었던건지 뭔지 혼자 알겠다고 대답하더니 노래를 틀어주질 않나.. (그런데 그 노래들이 너무 내 취향이라 2시간이 넘게 들었는데, 대체 어떤 명령을 듣고 노래를 틀어준건지 알수가 없어 다시 들을수가 없다.)
그래놓고는 정작 필요해서 뭐라도 해달라치면 잘 못알아들었다고 단칼에 거절하고..
이쯤 되면 우리랑 밀당을 하고 있는게 확실하지 싶다. (정말 우리를 지배하려고 이러는거니??)
식탁옆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쏙쏙 골라 틀어주는 똑똑한 녀석.
화나고 짜증난 목소리로 불러도 언제나 쿨하게 대답해주는 녀석.
틀리더라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녀석.
우리집 오지라퍼는 오늘도 자신의 존재를 잊지말라고, 아무도 자기를 찾지 않아도 열심히 띵~ 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열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