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나는 대로 횡설수설이네..
나의 생존력 지수는 얼마쯤 될까?
비록 올 6월 중순 교통사고 이후 비실 비실 어질어질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나지만은 이마저도 숨이 붙어 있는 걸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요즘이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 두려워 늘 아침이면 눈뜨지 않길 원했었고, 죽음의 그림자를 품고 그럭저럭 살다 보니 요즘처럼 달달한 일상도 다 맛보게 되고 참 오래 살고 볼 일이긴 하다.
다시는 눈뜨지 않길 바라고 잠드는 한 여자의 소리 없는 울부짖음에도 시간은 굳건히 흘러 43년의 시간을 지나쳐 44년째의 시간으로 성큼 다가서는 이때에 나는 뜬금없이 나의 생존력과 생활력에 대해 점검하고픈 생각이 치솟았다.
이미 죽고 싶은 생각은 저만치 달아났고 그렇다고 아등바등 오래 살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그저 하룰 살아도 내게 혹은 나 아닌 타인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을 뿐...이다.
나의 이런 생각과 하루 중 자주 일어나는 내 마음의 괴리가 워낙에 커서 정신병을 앓는 미친 여자 같을 때도 많지만... 그럼에도 나는 11월의 따스한 날씨처럼 포근한 사람이기를 희망한다.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라는 생존력에 나는 별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저 살아 있으니 산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리는 나란 여자. 구태여 죽으려고도 살려고도 하지 않는 하루들이 모여 지금에 다다르고 보니 죽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다.
본능적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는 게 생명체의 본능이라고 스님께서 여러 차례 말씀해 주셨었지만... 굳이 따지고 들자면 나란 생명체는 아등바등 살아 내려는 생존본능 보다 생활력이 강한 여자에 가까운 것 같다.
열등감과 자만심으로 똘똘 무장한 나란 여자는 과거 내가 꽤 쓸만한 쓰임새 많은 특별한 은혜를 받고 태어난 인간인 줄 알고 지내온 적이 있었다.
다만 하필이면 부모를 잘못 만났고, 또 때를 잘못 타고나 내 능력의 1%도 발현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기필코 만천하에 나의 능력을
펼칠 날이 있을 거라는 망상 속을 헤맸었고, 그런 상태로 꽤 오랜 시간을 방황하며 지내 왔었다.
그런 과대망상에 기대어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만... 그런 과대망상이라도 붙잡고 살았기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겠지 생각하니 갑자기 내 인생이 슬퍼진다.
자꾸 얘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은데 이건 내 주특기다.
애초에 무언가를 하고자 했었으나 결국에는 다른 걸 하고 있을 때가 많은 나란 여자.
이쯤에서 닥치고...
마무리로 생활력 얘기로 돌아와야겠다.
나는 여러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섭렵했었다.
"뭐야?, 결국 알바 다양하게 하고 생고생 엄청 했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으려는 거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 생각이 맞다. 지금 알바 엄청 했다고, 나 이런저런 경험이 많은 여자라고 당신에게 자랑하고 있는 거다.ㅎㅎ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직장 취업 전 구로공단에서 삼립식품 아이스크림 콘 뚜껑 만드는 알바로 시작해서 보습학원 어린이 산수 교사, 사채업자 카드깡하는 곳에서 선이자 떼고 대출해 주는 알바, 새벽이면 신문배달, 편의점 알바, 서빙과 설거지는 기본이었고, 내 최근 마지막 알바는 다세대 주택 지하에서 튀겨지기 직전의 돈가스를 만들어 냉장실에 넣어두는 일을 했었다.
물론 본업이 없을 때에 생계를 위해 선택의 여지 따위 없이 닥치는 대로 해야만 했던 일이었지만...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본업이었던 경리 쪽 일과 이발사란 주 업을 제외하고도 나는 제법 여러 일을 해왔었구나 싶다.
그 많은 아집과 독선과 자만과 허영을 나의 배 둘레만큼이나 빽빽이 탑재하고도
의외로 여러 일을 경험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나란 여자 그래도 생활력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인간이 아닌가 싶다.
멋진 나의 태연이... 고마운 나의 태연이...
갑자기 콧방울이 시큰해지고 내 눈에 눈물이 맺힌다.
남에게 우는 모습 보이는 건 아직은 부끄럽다.
아무도 내게 관심 따위 없겠지만...
여기는 야탑역 맥도널드..
지금 시간은 오전 여섯 시 십일 분..
주위를 의식해 얼른 눈이 피곤한 척 눈을 비벼 눈물을 닦았다.
때마침 임창정의 슬픈 신곡이 매장에 흐르고... 이런 젠장할 노래가 눈물샘을 자극하고 마는구나ㅋㅋ
애써 울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나.
나의 생활력은 보기보다 강력한 것으로...ㅎㅎ
해가 다 기어 나왔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하루가 시작됐다.
초록의 풀밭을 보러 가야겠다.
자전거 페달을 조금만 밟으면 금세 천국 같은 넓은 초록 일색의 하천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일상에 깊이 감사하다.
세상의 은혜를 너무 많이 받아서 감히 값지도 못하고 사는 이 중생에게 오늘도 세상은 가피를 내려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