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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중추의 편리함

내 소중한 소울메이트 음식

by 그냥살기

평소와 다른 오늘의 이른 기상 시간 때문인지 지금 통증이 매우 미세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몸의 기운이란 기운은 죄다 빠져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소리 없이 내 몸의 에너지가 스르륵 흘러 나간다.

저녁무렵 빗방울이 굵어지며 이발소에 손님들도 뜸해졌다. 오늘은 정해진 퇴근시간보다 20분쯤 일찍 가게문을 나서게 됐다.

비 님이 내려 주셔서인지 기분이 땅속으로 미끄러지듯 가라 앉고 있다.

익숙한 기분이 올라온다.

"니가 나를 잊으면 말이 안되지!, 나야 나... 벼랑끝에 홀로 서 있는 너 김태연 이라고. 벌써 나를 잊었니. 이거 서운한 걸"

이렇게 내 귀에 속삭이는 그 놈이 가까이 다가와 있음이 느껴진다....끈적하고 묵직한 그 놈의 기운을 떨쳐내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보기로 했다.

한기가 스며드는 밤...사람의 체온 대신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눕혀 보지만

이걸로는 역부족이다.
배를 채워야 할 듯 싶다.

식욕을 채워 옆에 있는 감정중추를 달래 봐야지....오랬동안 나를 위로해준 음식들과 다시 친구가 될 시간이다....

함께 있어도 좋으니 외로움아 같이 있어 보자. 외로움과 허전함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지만 실은 아직은 이렇게 하기엔 일러도 너무 이른 시기상조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다 외로움의 바닥에 닿으면 그땐 어떨 수 없이 다시 기어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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