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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보내는 메세지

이제는 화를 표현하란 말야.

by 그냥살기

회오리 바람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지금 밖에서 들리는 거친 소리가 회오리 바람소리 일꺼 같다. 보이진 않지만 소리만 들어서는 왠지 바람이 나선형으로 돌고 있는 것처럼 연상이 된다.

진한 땀에 축축이 젖은채로 눈뜬 아침...

간밤에 꾼 꿈의 기억이 휘발되지 않고 남아 있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가까웠던 언니와 내가 한 건물 지하와 지상 2곳에 미용실을 개업하고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듯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인테리어 업자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는 내 존재를 무시하고 지금은 단절된 관계인 그 언니와 뭔가 긴한 얘기를 나누는 듯 싶다.

꿈속에서 당하는 경멸이라도 기분이 나쁜건 어쩔 수 없나보다. 매우 불쾌하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연기하고 있는 나.

이상하게도 개업한 미용실에는 두 개의 침대가 놓여져 있다. 미용실이지만 머리 도구들은 보이지 않고 수면방처럼 두 세명의 사람들이 편하게 누워있는 모습이 보인다.

동업인듯 싶은데 지금은 단절된 관계인 그 언니에게 나는 동업을 파기하자고 하는것 같았고 꿈속의 언니는 내 제안을 무시해 버린다.

내 속에서 분노가 끓어 오르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잘 눌러둔다.

여기까지가 기억나는 꿈 내용의 후반부

꿈은 현재의 내 무의식을 내가 가장 잘 알아차릴 수 있도록 보여 준다고 한다.

내 무의식의 창고에는 미처 내가 보듬어 주지 못했거나 모른척한 감정들이 뒤틀려 쌓여 있겠지...

그래서 나는 내게 죄인 아닌 죄인인 셈이다.

타인이 내던진 말이나 행동 따위에 무수한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분노하고 소리치지 않았던 나. 아니 정확히는 분노조차 못했던 나였지만.
나는 늘 그런 나를 한번 더 짓밟고 관계라는 알량한 울타리에서 내팽개쳐질까봐 내 존재를 꾹꾹 눌러 무시 했었다.

나만 참으면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 했었으니까....

싫은 소리를 못하는 내게 다른 사람들은 참 이해심이 많은것 같다고 하지만 그건 그들의 착각이다

내 직설적 표현이 부메랑이 되어 결국에는 내가 상처 받을까봐... 사람들의 갖가지 피드백이 두려워 내 감정 따위는 없는척 상황에 맞추는 연극을 했었다.그러니 이지경이 된게 무리는 아니지...

아마도 요즘 내 마음에 소화되지 않은 억울함이 있나보다....한바탕 욕지거리를 퍼붓고 싶은데 그럴 용기가 나지 않다보니 꿈속에서 대신 감정을 알아차리라는 퍼포먼스를 해주나 보다.

한결같이 점잖은 양반처럼 상황을 매끄럽게 이어가려 애쓰는 나에게.
정신차리라고 정신병원 구경을 하기전에 감정을 발산하라고 암시 하는것 같다. 못 알아차리니까 이런류의 꿈을 계속 꿔대는 거겠지. 알아차리고.......
꿈속에서 언제나 피해자 모드인게 결국 이런 시그널을 주려는 거였을지도.....

꿈속에서 나왔던 침대는 뭘까?......무슨 의미일까?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계속 불고 불고...

오늘은 아파서 하루 결근 하겠다고 연락을 해놓았다. 온전히 하루를 쉬어본게 언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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