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익숙해진 나란사람
난 어릴때부터 유독 먹는걸 좋아했다. 우리집은 대가족으로 조부모님과 부모님 5남매가 한집에 모여 살았다.대가족이 주는 넉넉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나는 대가족들 사이에서 사는게 무척이나 힘이 들었었다.혼자 있는 외로움이 사무치게 싫은 나였지만 차라리 가족과 한 공간에 머물지 않는게 나에게는 불행중 다행인 시간이었다.
함께 한 공간에 있어야 할 때면 어김없이 투명인간 취급을 받거나 무시를 당하거나 놀림감이 되거나 날두고 비아냥대는 듯한 가족들의 못마땅한 시선이 언제나 함께 했었다. 그런 이유로 나는 겨울만 빼곤 늘 들로 산으로 맴돌았다.물론 혼자였다. 산딸기와 오디 또는 과수원 자두나 살구 딸기 사과 돼지감자 이런 것들을 따먹거나 직접 캐서 먹거나 하며 늘 집밖을 돌아 다니곤 했다.
가을이면 집앞 진영이네 산에 새벽 동이틀 무렵에 올라가 밤을 줍고 그 밤을 삶아 소풍날 싸가지고 가기도 했었다. 나의10대는 그렇게 외로움을 먹을 것으로 달래며 지나왔던 것 같다.
고등학교까지의 학창시절 학교생활도 너무나 처참하리만치 고독 했었던 것 같다.친구라곤 아무도 없었던 탔에 수학여행이니 소풍 체육대회처럼 단체행사가 있는 날이면 유독 혼자인게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하려 애를 썼던 기억이 있다.
다행이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사귀게된 남자친구 덕분에 더이상은 혼자인걸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었다.
호사라는 말이 남들에겐 유별나게 들릴수 있지만 20살 되기까지 고아가 아님에도 정서적 고아로 성장했던 나는 남자친구로 인해 보호자를 얻은듯 했었다....오늘은 여기까지만.....이제 빨리 씼고 요가하러 가야지...오늘도 나는 익숙한 고독의 바다를 항해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