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죄책감 그들만의 팽팽한 줄다리기.
심리상담 시간에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눈물이 소리없이 볼위를 타고 흘렀다.
오늘 상담 서두에 내가 꺼낸 이야기는 어젯밤 자전거를 타고 동네근처 하천을 지나는 길에 시냇가 물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들렸었는데 맑게 흐르는 그 물소리에 마음이 편해지고 모든게 순조로운 느낌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들을 수 있음에 새삼 감사한 맘이 올라왔단 얘기를 하던 참이였다.
너무 감사하다보니 울컥하게 된걸까?
모르겠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럴수도...라고 생각 된다.
오늘 상담시간에는 가족 얘기를 꺼내놓게 됐었는데 상담 선생님께서는 내가 가족을 향한 분노가 많으면서도 동시에 죄책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것 같다고 하셨다.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상담을 마치고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워졌다.
내가 가족을 바꿀 수는 없는데 나 하나 바뀌는 것도 천근만근인데......
가족을 향한 미움과 원망 분노의 감정들이 뒤엉켜 있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마음.
가족들을 향한 분노 못지 않게 나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일종의 죄책감을 떠안고 있다.
그들이 내게 사랑을 주지 않은 것 만큼이나 나도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죄책감.
그들이 그저 날 사랑해주기만을 기다렸지 그들에게 먼저 손 내밀어 주지는 못했구나!
결국은 나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에 나는 망연자실해진다.
하수구에 빠진 엉킨 실타래 같은 내 감정덩어리.
빨아도 빨아도 기름때와 정체모를 때가 엉겨붙어 말끔해질것 같지 않은 감정이 뒤엉킨채로 나뒹굴고 있다.
지금은 그냥 이런 내 마음을 지켜봐 줘야겠다.
맘껏 미워하지도 화내지도 못하고 죄책감까지 느끼는 내 마음이 안타깝다.
내 마음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은데.....
꽉 막혀 있는 내 맘에게 전달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좀 쉬려무나 마음아....
그냥 좀 쉬어도 된단다. 완전무결하지 않아도 된단다. 그냥 엉켜 있어도 된단다 그냥 그런 줄 알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단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구태여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꾸나...
그냥 두어도 때가 되면 언젠가 시나브로 편안해질수도 있지 않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