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치료거부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오늘로써 강동성심병원 생활 2틀째가 된 나의 아버지. 아버지의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평소의 아버지 모습과는 다른 좀 더 강한 폭력성을 보여 주시는 아버지.
얼르고 달래서 밥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아 보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병원에 있다는 사실이 불쾌하신 것 같다. 누군들 병원을 좋아하랴마는.
주사 바늘이나 각종 자리에 누워 진행되는 갖가지 검사들에 거칠게 저항하시는 아버지의 검붉은 살갗이 너무나 안쓰럽다. 주사 맞는 동안의 연이은 저항으로 인해 또 다시 연거푸 주사바늘에 찔리는 고통을 맛보시는 내 아버지. 세상에 맛있는게 얼마나 많고 많은데, 하필이면 주사바늘 맛이라니...
가뜩이나 마르고 거친 아버지의 불그죽죽한 피부에서 신음 소리가 나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아버지의 몸에서 온몸으로 병원을 거부하는 듯하는 에너지가 흘러 넘친다.
아버지의 찐득한 치료거부 에너지가 일순간 나의 조마조마함으로 바뀌고, 나는 얼마 못가 간호사에게 진정제 처방을 요구한다.
가냘픈 아버지의 마른 몸조차도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요며칠이었다.
아버지 내일 다시 뵈러 갈께요. 아침 병동 회진이 시작되기 전에 들르께요.
아버지 다시 웃는 모습 기대하고 있어요.
그런데 실은 안간힘으로 치료를 거부 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저런 모습으로 사시느니 차라리 편히 가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건지 모르겠어요. 겨우 목숨만 연명하며 사는게 잘 사는건지?
화를 내며 서로에게 상처인 줄도 모르고 상처주며, 그렇게라도 붙어 오래오래 사는게 잘 사는건지?
서로가 서로의 가시에 찔려 원망하며 살았던 내 가족들의 상처를 보면 정말 하루를 살아도 오손도손 웃고 사는게 행복한 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드네요.
아버지 내일은 아버지께서 조금이라도 심신이 편안하시길 기도할께요. 고통이 조금만 아버지를 비껴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