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랑받을 권리.

아버지...지금이 과연 최선인걸까요?

by 그냥살기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계신 나의 아버지...

요즘은 길을 가다 사내아이가 눈에 띄기 무섭게 곧바로 그 아이 모습에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되곤 한다.

그 언젠가 옛날 옛적에 우리 아버지께서도 아기였었던 적이 있었겠지...너무나 귀여운 아기였을지도...

오랜 병으로 자식에게 조차 천대받는 피곤한 짐짝 신세가 되어버린 듯한 내아버지...

나 조차도 미안함과 죄책감과 원망과 이런저런 감정들로 뒤범벅된 감정의 찌거기들로 마음이 산란할뿐...
진심으로 아버지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고생만 하다 가실 날만 기다리는건가 싶은 맘에 자꾸만 눈물이 난다.


병실에서 아버지가 우시는걸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너무 미안하고 안쓰럽기만 하다....그런 마음이다가도 문득 마음 한구석엔 "자업자득이지" 그런 생각도 든다. 그러다 다시 죄책감으로 감정이 뒤바뀌고, 하루에도 수백번씩 이런저런 감정들이 오르내린다.

그래도 아버지인데...그 수 많은 시간들 속에 나와의 추억 하나 없는 아버지일지라도 그래도 내 아버지인데...이렇게 건강한 나를 지금 여기 있게 해주신 아버지인데...나는 현실적 생각에만 골몰해 있다.

아버지를 진심으로 염려하기보다는 아버지의 병으로 인한 현실적 문제들로 인해 마음이 땅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느낌이다. 한고비 넘기면 또 한고비...

그 고비고비마다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과 분노가 번갈아 올라오고,
뒤죽박죽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다 보면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감정 속에 빠져 버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쩌다 길가에서 마주친 그 아이가 꼭 내 아버지의 어릴적 모습같아 가슴이 아프고 애리다...생노병사를 피해갈 수 없는 인간들.

아버지를 보고 있노라면 머잖아 맞이하게 될 내 노년의 씁쓸함과 외로움이 밀물처럼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 어느 때에 내게 죽음의 그림자가 닥칠지 모르겠지만...그래서인지...매순간 허투루 살지 말자는 마음이 솟구치기도 한다.

이런 짧은 반성과 다짐의 시간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쓰디쓴 허무감 속에 매몰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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