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극락왕생 하세요..

미안하고 고맙고 죄송해요... 아버지!!...

by 그냥살기

아프지 않은 곳으로 세상시름 다 놓아버릴 수 있는 곳으로 가신 내 아버지...

어제 저녁 중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오늘 아버지의 모습..
핏기가 사라지고 검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아버지의 피부는 이미 다른 세상으로 가실 준비를 시작하신 듯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아마 다시 어제의 상태 정도로는 회복 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심박수를 표시하는 기계의 수치가 60 이하로 가면 위험 하다고 했는데...

기계는 얼마간 60과 70 사이를 오가며, 번갈아 가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와 아버지 얼굴을 뵈니 그때쯤엔 얼굴빛이 연노랑색으로 바뀌어 계셨다.
그 사이 심박수를 체크하는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기계 수치가 0이 체크되고,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상태로 노오란 얼굴 빛을 띄고 계신 아버지...

밝은 목소리로 "이제 편안히 좋은데로 가셔요. 여기 일은 싹 잊고 깨끗하게 원래부터 얼룩진 것이 없었던 듯이, 굴곡진 것이 없었던 듯이 부디 편안해 지시고, 부처님 만나셔요"

이렇게 말해 드리고 싶었는데... 코를 풀어도 자꾸만 눈물이 나고 콧물이 났다.

울먹이는 목소리는 아버지 가시는 길에 미련을 남기게 할까봐서 그러지 않으리라 애썼지만 속수무책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길이 없었다.

이제 그간의 요양병원과 대학병원 생활할 때의 고통을 청산 하시니.. 너무나 기쁘고, 기쁜 일이지만, 난 왜 이리도 눈물이 흐르는 건지...

아버지가 한평 남짓의 병원 침대에서 지내시는 고통을 마무리 지으시는 좋은 날인데...

나는 여전히 어리석은 중생인가보다...

한때 나는 간절히 죽기를 바랬을 만큼 사는게 힘들어 스스로 목숨 줄을 놓고 싶어 했던 적도 있었고.. 그때의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죽음만큼 아름다운 이별이 또 어디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도 했던 사람이었었는데...

오늘의 나는 아버지의 고통이 소멸되는 뜻깊은 순간에 왜 그토록 사무치게 슬퍼했던 걸까?

이기적인 나는 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지면서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시기만을 바랬었다.

그것만이 서로에게 좋은 선물 이라고...여겨 왔었다.

아버지 자신을 위해서 더는 고생하지 않으시고, 돌아가시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나는 안다.

아버지 병원 일을 보면서 지칠 때마다 내가 편해지고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을 냈었다는 걸.

나는 그냥 나를 중심으로 사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짊어지고 사는 인간이었다는 걸.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