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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호 Dec 24. 2019

109. 상품개발 위험관리 개요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신상품 개발가이드

신상품 개발과정은 위험으로 가득하다. 덜 위험한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신상품을 개발할 뿐이다. 신상품 개발의 위험은 피할 수 없지만, 관리는 해야 한다. 이번 회에서는 위험의 기본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위험의 정의, 질병과 위험의 공통점, 신상품 위험관리 개요, 안티프래질을 설명한다.  


1) 위험의 정의 

신상품개발의 위험은 기술위험과 사업위험으로 나눌 수 있다. 사업위험은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며, 기술위험은 상품개발 프로젝트의 납기, 품질, 예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다. 사업위험은 상품관리자의 책임이고, 기술위험은 프로젝트 관리자의 책임이다. 사업위험은 기술위험을 포함하는 상위의 개념이다. 

위험은 ‘프로젝트 또는 사업목표에 긍정,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불확실한 사건이나 조건’이며 핵심개념은 ‘불확실성’과 ‘긍정, 부정적인 영향’이다. 

불확실성 

상품기획서와 상품개발계획서에 포함된 여러 가지 의사결정의 결과는 불확실하다. 불확실한 것을 그대로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야 한다. 상품관리자는 마케팅전략 수립 시 매출/수익을 달성 가능하다고 가정하며, 프로젝트 관리자는 상품개발계획 수립 시 상품개발의 납기와 품질목표를 달성 가능하다고 가정한다. 


<불확실성 경영, 2009>에서는 불확실성의 유형을 아래와 같이 구분한다. 


• 예측 가능한 명확한 미래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여 의사결정이 용이하여 전략수립에 문제가 없다. 저가항공사가 진입하는 경우 기존 항공사의 대응전략 수립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구하기 쉽지 않은 정보이긴 하지만 가격, 서비스 등은 파악 가능하다)


• 선택 대안이 있는 미래 

몇 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확률 평가가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의 규제 또는 법률의 변화, 경쟁사의 설비확장 시나리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예측은 힘들지만, 시나리오와 확률을 알기 때문에 최적의 안을 선택가능하다.  


• 발생가능한 범위만 파악가능한 미래 

발생 가능한 범위만 파악 가능하고 시나리오 파악이 힘든 상황이다. 완전히 새로운 상품/서비스 출시의 결과가 이에 해당한다. 


• 완전히 모호한 미래 

범위조차 파악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인터넷 초기, 스마트 폰 초기 때 관련 사업의 영역이 이에 해당한다. 

이상의 네 가지 유형을 정리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신상품 위험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불확실성을 사전에 분석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영대학원에서는 예측가능한 미래를 가정하여 경쟁분석, 가격결정등의 기법들을 가르치지만 현실은 교과서처럼 분석가능한 경우가 많지 않다. 신상품 개발의 위험(실패)의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인 가설검증과 학습을 강조하는 린 스타트업 이론이 탄생했다.     


긍정, 부정적인 영향

세상에 불확실한 사건은 많다. 그러나 불확실한 사건이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르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서 날씨가 위험요소가 되지 않지만, 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는 날씨가 중요한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프로젝트 목표달성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불확실성은 위험이 아니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신상품 출시 후 수익이다. 개발 프로젝트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도 신상품 매출 및 수익목표를 달성하면 위험관리는 성공했다. 


2) 질병과 위험의 공통점 


저자가 이 책을 집필중인 2020년 3월 코로나 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위험을 질병에 비유해보면 위험의 정의 혹은 위험관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질병과 위험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 문제로 전이되기 전에 징후가 나타난다.

• 예방관리가 중요하다. 사후관리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 자각 또는 객관적 진단을 통해 징후나 위험을 인식한다.

• 질병은 합병증이 있고, 위험은 결합위험이 있다.

• 위험(질병)의 원인, 위험, 영향력(수명)으로 구분할 수 있다.

• 모든 질병(위험)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생활(프로젝트) 자체가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위험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파생위험이 발생한다).

• 여러 질병이 있을 경우 치료(위험대응)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심각한 정도가 달라진다 (같은 위험이라도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따라 위험의 정도가 달라진다).

• 질병(위험)의 상태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한다.


3) 신상품 개발 위험관리의 특징 

신상품개발 및 관리를 위한 기법 및 프로세스는 신상품 위험관리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계별 검토활동은 신상품 위험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활동이다. 신상품 개발 단계별로 수행하는 테스트(컨셉 테스트, 사용성 테스트, 시장 테스트)도 신상품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이다. 


신상품개발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불확실성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실험을 하고 실험결과에 따라 신상품 개발전략을 조정한다. 신상품개발의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갈수 있다고 가정하고 무엇 때문에 성공(또는 실패)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유용하다. 


신상품 기획서에는 검증되지 않은 가정으로 가득하다. 다음과 같은 가정들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 고객들은 우리 상품의 가치에 공감하고 지갑을 열 것이다.

• 고객들은 기존의 구매처를 우리 회사로 바꾸는 데는 부담이 없을 것이다.

• 채널들은 우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경쟁사는 가격인하와 같은 비 합리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다. 

• 회사 내 이해관계자들은 우리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지할 것이다. 

<신제품 개발 바이블, 2016>에서는 신상품 개발의 위험관리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신상품 개발의 불확실성이 높은 단계에서는 위험(투자)금액을 낮게 유지하라 

• 불확실성이 감소할 때 위험금액을 증가시킨다. 어디로 향하는지 알게 되면 좀 더 크게 움직인다.

• 신상품개발과정을 일련의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를 선택권 구매처럼 활용한다. 각 단계는 이전 단계보다 위험은 줄어들고 구매비용은 높아야 한다. 

• 각 단계를 불확실성을 줄이는 수단으로 간주한다. 추가정보 확보가 불확실성 감소의 열쇠이다. 

• 시기적절한 평가와 결정, 중단 지점을 제공해야 한다. 

위험관리 프로세스는 ‘위험식별 → 위험분석 → 위험 대응계획수립 → 위험통제’가 핵심이다.  PMBOK에서는 아래 6가지의 위험관리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4) 안티프래질


나심탈레브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블랙스완>의 저자로 유명하다. 나심탈레브는 불활실성에 대한 연작물을 저술하였는데 대표작이 <안티프래질, 2013>이다. 안티프래질에서 신상품개발의 위험관리 시 참조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티프래질(antifragile)의 개념 

안티프래질은 사전에 없는 단어이다. 프래질(fragile)은 유리와 같이 ‘충격에 약한’것을 의미한다. 안티프래질은 프래질의 반대말로 ‘충격을 받을수록 강해지는’ 의 의미이다. 충격을 받을수록 강해지는 사물은 없다. 사물은 유리와 같이 충격에 약하거나 다이어몬드와 같이 충격에 상관없는 것 사이에 존재한다. 그러나 자연이나 생물은 충격을 받을 수록 강해질 수도 있다. 지구도 몇 번의 위기를 거쳐 생명력이 강해졌으며, 생물도 환경의 위협에 대응한 진화를 통해 더 강해진다. 몸의 건강만 생각한다면 정기적인 식사보다 비 정기적인 식사(즉, 단식)가 몸에 좋을 수 있다. 주식이 금융위기에 약한 프래질 상품이라면 옵션은 금융위기가 클수록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안티프래질 상품이다.


미래를 예측 못한 것은 용서되지만, 그때 프래질 한 것은 용서 안된다. 

신상품개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신상품개발의 결과에 따라 기업이 망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스타트업의 경우는 예외이다.) 개인도 자산관리도 마찬가지이다. 실패를 예측하는 노력보다 실패의 크기를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산불은 큰 산불을 예방한다. (작은 실패를 용인하고 장려하라) 

작은 산불은 인화성 물질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산불예방을 위한 노력을 할수록 큰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진다. 상품개발의 작은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적용하면 조직 내 큰 실패를 예방한다. 조직의 관리체계가 복잡하고 정밀할수록 작은 실패는 막지만, 큰 실패는 막지 못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가 그 예이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해롭다. 

데이터를 자주 볼수록 유의미한 신호보다 잡음에 많이 접한다. 금융거래의 경우 하루를 기준으로 볼 때 95%는 잡음이고 5%는 신호이다. 뉴스에 집중할수록 잡음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매일, 자주 듣는 뉴스는 자주 섭취하는 설탕과 같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도 복잡하지 않다. 인터넷 정보를 분석하는 시간을 줄이고 본질에 대한 고민시간을 늘리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양극단을 추구하는 바벨(역기)전략이 때로는 유용하다.

개인에 비유하자면 90%의 재산은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고, 10% 재산은 위험이 매우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간 정도의 위험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면 큰 위기에 매우 취약해진다. 이는 상품 포트폴리오 운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위험이 매우 높은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일정비율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내벤처제도가 대표적인 예이다.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퇴근 후 본인이 하고 싶고 실패 해도 그만인 일(예:창작)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는 아니다.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암이 없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 신상품이 실패할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성공할 것이라는 증거가 아니고,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특정 주장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무척 힘들다. 특정 주장이 틀렸다는 것은 반대 사례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세상의 백조는 모두 흰색이라는 것(긍정적 지식)은 입증하기 힘들어도 반대(부정적 지식)는 다른 색깔의 백조 한 마리면 충분하다. 부정적 지식은 가설입증도 쉽다 


개체가 프래질해야 전체가 안티프래질하다.  

생태계가 건강하려면(안티프래질하려면) 생태계를 구성하는 개별은 프래질해야 한다. 동네의 상가도 개별점포가 쉽게 망하고 다른 점포로 쉽게 바뀔 수 있어야 전체 상가가 발전할 수 있다. 조직의 개별 상품도 쉽게 중단하거나 단종할 수 있어야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가 건전해진다. 


무질서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려고 어설픈 개입을 해서는 안된다.  

무언가를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쉽다. 허리가 아픈 환자에게 아무것도 안 하는 의사는 무능력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자가치유력이 있어 어설픈 개입이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전에는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하는 것이 각종 병균감염 때문에 더 위험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신상품 개발도 경영층이 지나치게 개입하고 통제하면 부작용이 많아진다. 상품개발의 건전한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프래질한 상품이 살아 남을 수 없는 룰 정착이 필수적이다. 


-  승부의 책임(Skin in the game)을 장려하라 

의사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라는 의미이다. 로마시대에 다리를 만든 사람은 일정기간 동안 다리 아래에 집을 짓고 살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사람을 프래질하게 만든 대가로 본인이 안티프래질 해지는 사례가 많다(예: 노인들에게 고 위험 파생상품을 판매).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면 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면 된다. 상품개발에서도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의 발언권이 높아서는 안 된다.  


신상품의 큰 성공은 태풍과 같은 큰 흐름의 길목에 있을 때 이루어진다. 아래는 필자가 안티프래질에서 좋아하는 문구이다. 

바람은 촛불 하나를 꺼뜨리지만 모닥불은 살린다. 무작위성, 불확실성, 카오스도 마찬가지다. 나는 당신이 이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활용하기를 원한다. 불이 되어 바람을 맞이하라


https://brunch.co.kr/@kbhpm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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