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작가 Feb 28. 2024

헛돌다 / 권분자

   

헛돌다  


권분자



우글거리는 인파가

매일 지나다니는 사거리에

십자드라이버를 밀어 넣고

좌우로 돌린다 


어떻게들 우르르 지나다녔기에 

온통 흠집뿐 인 블록들과

누추해진 껌 자국, 침 자국

 

쥐어주면 뭐든 열심인 나는

멈췄다 걷다 조였다 풀면서

나사머리 마구 돌리듯

구분 못하는 좌우 때문에

속만 꺼멓게 타버렸다 


옷매무새 몇 번 가다듬고서야

껌뻑이는 신호등 앞에서

낮달의 수신호를 바라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