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글로리서울안과가 후원한 '2020 제1회 글로리 시니어 신춘문예 시상식'이 15일 오전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화이트헤론홀에서 열렸다. 시 부문 당선자인 권분자 시인.
[정병휘 기자]
문) 당선 소감은 어떻습니까
막막한 물길을 유영하는 작은 물고기의 행위와 같았던 저의 글쓰기 행위에 희미하게나마 어떤 확신 하나를 건진 셈이다. 거슬러온 물길의 한 지점에서 올라야 할 한 지점의 중간쯤에 이르러 도착한 당선 통보는 분명 지쳐있던 지느러미에 불끈 힘을 보태주는 것 같다.
문) 글을 쓰게된 동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살면서 머리 위엔 늘 무언가로 붐볐기에 자꾸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이 내겐 있다. 그러한 버릇은 아마도 어릴 때 시골에 살면서 더 넓은 세계로 나가고 싶어서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의 현실은 나만이 아닌 가족을 위한 희생을 요구했다. 그렇게 생의 절반을 보내고서야 내가 꿈꾸던 하늘에서는 매일 밤 무언가가 떨어졌고 떨어진 것들은 나를 만나지 못해 길을 잃고 헤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여 후반의 생은 별빛을 실로 꿰어 시를 꿰매는 일에 매진해 보려 한다.
문) 본인 작품에 영향을 준 작가 또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글쓰기의 길에 들기 위해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시 창작에 첫발을 딛게 되었다. 몸은 비대해져 있었고 영혼은 움츠러들어 작은 뇌 속에 갇혀 포기를 꿈꿀 즈음 그동안 내가 꿈꾸던 허공에 신비한 시의 세계가 있음을 알게 해 준 것은 <형상시학>의 박윤배 시인이었다. 더 깊고 너른 물을 놔두고 시인을 꿈꾸는 늦깎이 후진 양성을 해내는 묵묵한 기다림과 시인의 내공이 깃들 시들은 내 시쓰기의 멘토이자 텍스트였다.
문) 본인 작품세계는 어떤 것이고 무엇을 표현하고 싶으신가요
떠도는 허공의 상상들을 어떻게 현실로 데려와 나 자신의 형상으로 빚어내거나 반성의 도구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갇힌 현실을 어떻게 허공에 자유로운 상상의 꽃밭으로 가꿀 것인지?
이러한 두 가지의 관점 다른 시각을 통해 직관이 있는 물고기를 만나는 것이 지금, 나의 시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문)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생의 전반기에 다하지 못한 시에 모든 열정을 쏟아볼까 한다. 기존의 시인들과는 차별성을 지닌 나만의 시에 화법을 꿈꾼다. 주변의 삶이 무료한 독자들에게도 시쓰기를 권유해 볼 참이고 그들의 시창작 입문에 포석을 놓아주고 싶다.
문) 가족과 지인분께 한마디 하신다면
가끔은 불가해한 언어들로 내 노래가 누군가의 기호에 맞아 지친 날개 혹은 찢긴 지느러미가 되어, 추락하는 일이 없도록 허공을 이탈한 별똥별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기를 부탁해 본다.
정병휘 기자 news@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