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글쓸러 Jul 14. 2023

완벽하다. 완벽해. 완벽 그 잡채.


 2022년 6월 11일 토요일, 이날의 성적은 말 그대로 화려했다.      


 타자들이 제 몫을 다 해줬다.     



 2회 초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2루 진출.

 1, 2루 사이로 날아가는 안타.

 좌중간 펜스를 맞고 떨어지는 공.

 3번 연속 안타에,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면서, 경기 스코어는 2:0.

     

 3회 초     

 안타가 나왔고, 번트를 통해 1루 주자가 2루로 진출했다.

 우익수 앞 안타가 터지면서, 1점 추가하며 3:0.     


 5회 초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2루 진출.

 이후 두 번의 희생플라이로 2아웃과 함께, 2루에서 3루, 3루에서 홈으로 나아가면서 스코어는 4:0이 된다.      

 그런데, 투수의 그날 경기 운영은 타자들보다도 더 어마어마했다.     



 그 대단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1회 말, 삼진, 3루수에 의한 아웃, 2루수 땅볼로 인한 아웃

2회 말, 좌익수 쪽 안타, 삼진, 병살로 2아웃

3회 말, 1루수 땅볼 아웃, 중견수 쪽 안타, 삼진, 우익수 쪽 안타, 1루수 땅볼 아웃

4회 말, 3루수 땅볼 아웃, 삼진, 또 삼진

5회 말, 좌익수 쪽 안타, 병살, 2루수 땅볼 아웃

6회 말, 1루수 땅볼 아웃, 삼진, 3루수 땅볼 아웃

7회 말, 삼진, 2루타. 삼진. 2루수 땅볼 아웃

8회 말, 유격수 땅볼 아웃, 삼진, 좌익수 플라잉 아웃

9회 말, 1루수 플라잉 아웃, 1루수 땅볼 아웃, 1루수 땅볼 아웃     


 위의 내용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00개의 공을 던졌고, 안타 5개만 허용했으며, 점수는 전혀 주지 않았고, 몸에 맞는 공이나 볼넷 전혀 없이 선발투수가 경기를 끝냈다는 말이다.


출처, KBO 홈페이지


 그렇게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완봉승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딱 한 가지 존재했다.      


 이게 롯데 자이언츠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 알겠는가?

 완봉승은 KT 위즈.

 패배는 롯데 자이언츠.     


출처, KBO 홈페이지


 그날은 무지하게 더웠던 한 여름이었다.

 그 더위 속에서 9회 동안 안타 5번 본 게 전부였다.

 물론 그 날씨에 선수들도 얼마나 고생이었지만,

 팬으로서 이런 경기를 직접 보러 와야 했나……?

 현타가 매우 세게 오는 날이었다고나 할까?     


     

 병가상사란 속담이 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니 지더라도 낙담하지 말라는 말이다.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경기는 팬으로서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물론 지는 거 자체를 보긴 싫다.

 만약 지더라도, 치열하게 싸우다가 아쉽게 지는 걸 목격하고 싶다.     



 완벽하게 지는 날은 제발, 직관 경기 중에는 없길 빌고 또 빌어본다.          

     

2022년 직관 전적     

1회차 - 5/17 화요일, VS 기아, 4:3 패     

2회차 - 5/28 토요일, VS 키움, 6:3 패     

3회차 - 6/8 수요일, VS 삼성, 4:2 패     

4회차 - 6/11 토요일, VS KT, 4:0 패     

2023년 직관 전적     

1회차 - 4/1 토요일, VS 두산, 12:10 패     

2회차 - 5/26 금요일, VS 키움, 2:0 승     

3회차 - 5/27 토요일, VS 키움, 6:5 승     
매거진의 이전글 롯데가 롯데 해버렸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