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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Aug 20. 2024

백만원 넘게 웹소설 본 이에게 예측불가 소설 나타나다?

 첫 시작은 달빛조각사였다.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 [달빛 조각사]. 재밌다. 정말로.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맞추며 적들과 싸우는 성장 소설이긴 하나, 특이하다. 주인공이 항상 고통을 받는다. 끊임없이. 말이 안 되는 난이도의 퀘스트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를 상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깨고 만다. ‘이건 못 해내겠지?’ 하는 것도 삶에서 배운 지혜, 인간관계에서 얻은 노련함으로 해결하는 무서운 주인공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달빛 조각사]다. 참고로, 주인공이 겪는 괴로움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것도 있다. 이 소설만 5회독을 했다. 1,450화를 말이다. 진짜 스스로 생각해도 웹소설에 미친놈이다.      

웹소설, 달빛조각사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이게 시작이었다. 본격적으로 웹소설에 몰두하기 시작한 내가 2번째로 접한 건 바로 [나 혼자만 레벨업]이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이 유명한 웹소설을 무려 3회독했다. [달빛 조각사]와 마찬가지로 성장물이긴 하나, 완전히 달랐다. F등급으로 폐급 취급을 받던 주인공이 새로운 기회를 얻어 S급으로 성장하며 눈앞에 주어진 위기들을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갈등의 전개, 주인공의 해결 방식, 위기를 넘기는 방법들 등 작가의 필력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그런 웹소설이다. 구성도 깔끔하며, 회차도 적당하다. 270화! 이 역시 5회독을 목표로, 언젠가는 또 볼 거다. 꼭! 그만큼 완벽한 소설이었던 [나 혼자만 레벨업]이다.     

웹소설, 나혼자만 레벨업

  

 그 이외 주인공 인성이 파탄 났으나, 엉망진창인 인성으로 주어진 문제들을 어떻게든 풀어나가는 산지직송님의 [도굴왕] (총 415화, 3회독),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 (총 509화, 2회독). 거대한 세계관을 구성하며, 마치 어벤져스급 그 이상의 웹소설을 펼쳐낼 걸로 보이는 [두 번 사는 랭커] (총 862화, 2회독), [부서진 성좌의 회귀] (570화, 1회독). 대학원에 다니다 죽은 이의 영혼이 이계의 마법학교에 갔다. 한국 대학원생의 능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진짜 대학원이 이만큼 무서운 곳인가 싶게 만드는 [마법학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 (연재중, 현재 833화까지 읽음).      

웹소설, 마법학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


 참고로 말하자면 여기까지가 카카오페이지에서 완독했거나 현재 보는 중인 웹소설이다. 네이버에서 보는 건 더 많다. 외전마저 300화 이상 연재하고자 하는, 미친 전개력 [전지적 독자시점]. 개인적으로 가장 필력이 뛰어나다고 여기면서, 전개마저도 예측하기가 가장 어려운 [게임 속 바바리안으로 살아남기].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나 혼자 만렙 뉴비]. 2024년 1월 21일 기준 6억 2,459만 명이 다운을 받았고, 평점 9.29이며, 현재까지 1659화가 나와 언제 끝날까 궁금한 무림소설 [화산귀환]. 근본의 무림소설로 이것을 읽지 않으면 무림소설은 보지 않은 거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광마회귀]. 의사의 머리에 AI가 들어갔다? 하다 하다 종교화까지 되고 있는, 나마저 그 종교에 빠져(?)들어 갈 거 같은 기분인 [A.I.닥터].     

웹소설, 게임 속 바바리안으로 살아남기


 그 이외에도 [천화서고 대공자], [절대 검감], [천재타자가 강속구를 숨김], [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66666년 만에 환생한 흑마법사], [재벌집 막내아들], [운명을 보는 회사원], [취사병, 전설이 되다], [나노마신], [마신강림], [국세청 망나니].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웹소설을 봤는지 계산하려는데,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확실한 건 꽤 많은 돈을 썼다는 사실이고, 이 기세라면 앞으로 더 많은 쿠키를 구울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정확한 숫자를 알게 되면 왠지 현타 맞을 거 같아서, 계산하는 걸 포기했다.      


 웹소설을 꽤 많이 본 나로서는 많은 걸 따지게 되었다. 1화에서 5화 정도의 이야기를 보고, 전개 속도, 갈등과 해결 방식, 주인공의 매력 등 빠르게 파악 후, 계속 볼 거냐 말 거냐를 결정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수많은 웹소설을 보며 까다로워진 나는 예측 불가능한 소설을 마주하였다. K-드라마를 보며 99%의 예측력을 탑재한 이 시대의 어머니들처럼, 나름 예언가처럼 이야기의 흐름과 내용들을 거의 다 때려 맞추는 나에게 예측 1도 통하지 않는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바로 [곽곽 선생뎐]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685229     


 미리 말하자면 그의 책 [날마다 응급실], [약빨],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를 읽으며 저자가 가진 나름의 매력 때문에 이 책을 샀다. 참고로 저자에게 부탁받거나, 출판사 [싱긋]로부터 돈을 받고 쓰는 서평이 절대 아니다. 오로지 웹소설을 무지하게 많이 본 독자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뿐이다.     


 조선이 떠오르는 가상의 나라 쥬, 그 쥬에는 흑색당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백색당이 존재한다. 백색당의 부패를 척결하고자, 암행총관 곽곽 선생이 나선다.     

드라마 [암행어사]


 이 곽곽 선생님은 읽으면 읽을수록 참 신기한 인물이다.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죽일 만큼 악한 놈도 아니다. 그래서 인간적이다. 단 하나의 색깔로 구분되는 이가 아니기에. 그러나 생각 이상으로 과하게 잔인하기도 하며, 나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 그림을 그려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도 한다. 표현력이 참 생생해서 몰입되기 좋은 책이다.      


 솔직히 일반 웹소설이 한 편당 100원이면 100만 원 이상이라면 몇 편을 본 셈이겠는가? 최소 10,000편 이상은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많은 작가들의 이야기 전개를 보면서 충분히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데, 매우 인간적인, 그러나 너무 인간적이라 예상이란 단어를 쓸 수조차 없는 곽곽 선생. 이 주인공 때문에 책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전개를 읽지 않으면 알기 힘들다.     

 

 책을 많이 내셔서 그런가? 확실히 그의 필력은 빠져드는 맛이 있다. 

 다 읽고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다. 

 “이 책은 여기서 끝납니까?”

 “아닙니다. 이어지는 후속작이 있습니다.”

 그의 대답에 궁금함이 더 커졌다. 솔직히, 이 책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알고 싶다. 이런 호기심은 참을 수가 없는데 말이다.     


 매우 인간적이라 통쾌하면서도 생각 이상으로 무섭고, 재밌으면서도, 예측이 불가능한 곽곽 선생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곽곽 선생뎐], 이왕이면 잘 되었으면 하는 책이다. 그만큼 인상 깊게 봤다.     


=========== 아래는 교보문고 책 소개 내용입니다 ===========     


피도 눈물도 없는 왕의 사냥개

무엇을 위해 칼을 휘두르는가!     


목적이 있는 자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

피냄새를 놓치지 않는 기이한 사내의 이야기

“밀정의 아들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밀정으로 살 수밖에 없는 사내,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며 반인반신 같은 능력을 지녔으나

암울한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사내의 신나고 서글픈 모험에 당신을 초대한다.”

_「작가의 말」에서     


가는 곳마다 피바람을 일으키는

곽곽 선생의 짜릿한 모험 활극     


이 작품은 환상의 제국을 그려내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빚어내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던 곽경훈 작가의 첫 소설이다. 작가는 가상의 나라 쥬와 와 카락을 배경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지만, 암울한 현실에서 무엇을 위해 피바람을 일으키고 꿈꾸는 이상사회가 무엇인지 고뇌하는 한 인물의 모험 이야기를 담아낸다. 첫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작가의 풍부한 소설적 상상력으로 밀도 높게 촘촘히 짜인 이야기는 왕의 밀정으로 태어나 밀정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암행총관 곽곽 선생의 박진감 넘치는 짜릿한 모험 활극의 매력을 전한다.

또한 작가는 디테일한 인물 묘사를 통해 다층적 이야기의 서사를 풀어낸다. 부조리한 제도와 사회에서 다양한 인물 군상이 보여주는 서사는 곽곽 선생이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피바람을 일으키고 깔깔거리며 즐거워하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바뀌지 않는 암울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반인반신 같은 능력을 지닌 곽곽 선생이 어떻게 타개해나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곽곽 선생이라 들어보았는가?

그게 날세.”     


보통 남자보다 머리 하나쯤 큰 키에 어깨가 벌어진 탄탄한 체격을 지녔고 특히 쌀 한 섬을 가볍게 지탱할 만큼 허벅지가 튼실했다. 찢어진 눈매는 날카로웠으며 콧날은 오뚝했고 입술은 얇았으며 피부는 햇볕에 갈색으로 그을렸다. 또 검은 두건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가는 곳마다 피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괴물. 겉으로는 아무 말이나 함부로 지껄이는 듯해도 정교하게 계산된 함정을 숨겨놓는 주도면밀한 인물. 그가 바로 쥬의 암행총관 곽곽 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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