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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Oct 22. 2024

그녀의 절대 법칙은 오늘 드디어 깨지는 걸까? (2)

뭐? 3점을 따라 잡힌 롯데가 3점을 더 벌린다고?

1화 요약

1. MJ 누나에겐 야구 직관에 대한 절대 법칙이 있다. 

   1) 경기 시간은 무한정 길어진다.
   2) 어떻게든 지고 만다.

2. 23대 0, 오후 11시 경기 패배 등이 그 예시다.

3. 하지만 표본이 부족하여, 데이터 수집차, 2024년 4월 10일 같이 직관하러 갔다.

4. 6회 말, 7대 3이다.

5. MJ 누나가 말했다. “야, 아직 몰라. 방심하지 마.”     


(링크 걸기)     


7회 초     


우리의 신인 투수, 전미르가 4번째 탈삼진 뒤에 내려가고 투수 임준섭이 올라왔다. 볼넷으로 바로 1루를 내준다. 후……. 투수 최준용이 올라왔다. 1루로 갔던 김지찬은 도루에 성공하고, 김헌곤의 좌익수 앞 안타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지며 1, 3루가 된다. 이때 또 영화의 주인공이 올라온다. 비주얼만큼은 주인공이다. 다만 롯데가 아닌 삼성이라 인정할 수 없을 뿐. 구자욱이다. 내가 주인공이다! 이를 증명하고자 한 걸까? 바로 좌익수 앞에 도달하는 안타를 때린다. 1, 2루에 7대 4다. 젠장, 너를 주인공으로 인정할 순 없어. 나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아…….      



8회 초     


투수 김상수가 올라왔다. 안타, 몸에 맞는 공, 볼넷까지 해서 만루가 된다. 그것도 노아웃에. 진짜 위기다. 롯데 자이언츠는 각본 하난 기가 막히게 잘 쓴다. 위기도 스스로 잘 만드니깐 말이다. 김상수 이후 올라온 투수 박진형이 땅볼로 1, 2루 아웃을 해낸다. 병살이다! 위기도 스스로 만들고, 해결도 스스로 하네? 진짜 시나리오 잘 쓴다? 어? 그러나 노아웃이었기에 2아웃이 되었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7대5가 된다. 

다음 타석은 김지찬이다. 이 친구도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만큼 빠르다. 그런데 이번엔 빠른 걸로 승부 보지 않는다. 빠다로 자신을 증명한다. 2루수를 뛰어넘는 안타로 1점을 얻어내고 만 거다. 스코어 7대 6. 

위기를 분명히 넘겼는데, 위기는 점차 더 커지고 있었다. 어느새 1점 차다. 롯데 자이언츠의 자랑스러운 어머니, 자랑할 만큼 이쁜 남자, 머리 길이만큼은 롯데에서 1등인 마에스트로 김원중이 결국 올라오고 말았다. 마무리 투수를 벌써 올리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이걸 꼭 막아야 하겠다는 감독과 코치들의 판단이었을 거다. 그러나, 김헌곤의 안타, 잘 생기고 잘 쳐서 미운 구자욱이 또 안타를 때렸다. 구자욱의 오늘 성적은 이렇다. 우측 안타, 좌측 안타, 중견수 앞 안타, 우측 홈런, 중견수 앞 안타. 무지막지하다. 모 게임 대사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렇게 7대 7……. 동점이다.      


  


8회 말     


정보근 좌측 플라이 아웃 

윤동희 좌익수 플라이 아웃 

김민석 삼진     


공격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격의 불씨가 꺼진 듯하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로 따지면, 기승전결 중 전으로 향하는 단계인데, 이쯤 되면 해결의 실마리가 좀 나와야 하지 않나……. 너무 갈등만 격화시키지 말고요.     


출처, Pixabay


9회 말     


2024년 롯데엔 새로운 외인 타자가 왔다. 그는 빅터 레이예스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만이 부르는 호칭이 있다. 빛 더 레이예스다. 그는 빛이다. 뛰는 게 되게 느리지만, 그만큼 잘 친다. 필요한 순간에 안타를 생산하는 레이예스는 빛이다. 25년에는 그에게 연봉을 더 줘야 마땅하다. 

우측 깊숙이 찔러넣는 공을 때렸다. 진짜 2루타 이상이 나올 수 있는 공이었다. 하지만 공이 휘면서 자꾸 라인을 벗어났다. 파울이다. 그러나 레이예스는 뛰어서 2루까지 갔다. 다시 홈으로 돌아왔다. 

다시 휘둘렀다. 또 파울이다. 어떻게든 2루타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느껴질 정도, 열심히 뛰어서 2루에 도달했다. 그리고 돌아갔다. 

결국은 유격수 땅볼로 끝났지만, 관중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느껴졌으니깐. 이런 타자가 롯데로 와줘서 고맙더라. 순간, 이게 우리의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여겼지만, 어림도 없었다.     


전준우 좌익수 플라이 아웃

정훈 좌측 플라이 아웃     


수많은 위기가 찾아왔지만, 10회 초가 진짜 위기가 되리라 느껴졌다.      


출처, Pixabay


10회 초     


구자국 이놈! 또 안타다. 오늘 6번 타석 서서 6번 안타에 4타점 3득점이다. 그래……. 주인공 니가 해라. 아니다, 그냥 네가 다 가져라. 

이후 맥키넌의 우중간 안타가 터지며, 1, 3루다. 김재혁의 우측으로의 플라이 아웃이 나온다. 정확히는 희생 플라이다. 덕분에 3루 주자 구자욱이 홈으로 들어오며, 삼성은 역전에 성공한다. 스코어 8대 7.     



그래, 1점 차는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 괜찮아!

그리고 김영웅 차례다. 초구에서 바로 때리더라. 공이 날아갔다. 투수를 지나, 유격수, 3루수를 지났다. 우익수 빅터 레이예스도 지나더니, 담장도 넘어가더라. 홈런이다. 그것도 2점짜리. 스코어가 10대 7로 1점에서 3점으로 차이가 확 벌어진다.     



그때 깨달았다. 믿음은 함부로 가지는 게 아니구나. 쉽지 않겠다. 1루에 위치했던 많은 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기장 밖으로 말이다.     


10회 말     


삼성의 돌부처, 오승환이 등판했다.

이학주 삼진

손호영 삼진

박승욱 우측 안타

정보근 중견수 플라이 아웃.     


“올해는 다르다!” 새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에 주문처럼 외우는 말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늘 달랐다. 롯데는 매년 새로운 방법으로 팬들을 힘들게 했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실망을 안겼다. 자주 이름이 바뀌는 감독들의 개성 있는 운영은 기본이며, 세부적으로 보면 ‘볼보이에게 공 토스하기’, ‘끝내기 낫아웃’, ‘23대0’ 등등 전대미문의 사건이 참 많았다. 자이언츠의 팬으로 장수하려면 투수의 구속보다 본인의 혈압을 더 잘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내가 여태 목격한 이 팀은 승리를 향한 열정이 있는 매력적인 팀이지만, 동시에 한 번 실수하면 끝없이 추락하는 환장할 팀이었다. 이건 단순히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영역은 진작에 넘어섰다. 끊임없이 새롭게 시즌을 망치는 방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프로 스포츠계의 이단아, 마에스트로다.   

야구잡썰 16, 17쪽     


 오늘 본 야구 영화의 제목을 정했다.      

 제목 : 올해는 다르다?

 부제 : 올해도 똑같다!


 그리고 명대사는 다음과 같다.     

 “야, 아직 몰라. 방심하지 마.”     


출처, Pixabay


 잘 생겼으나 우리 팀을 철저히 괴롭힌 남자 주인공. 조연이라 믿었지만, 주연이었다. 삼진 잘 잡고, 안타 잘 때리고, 점수 잘 내고. 심지어 역전에 재 역전까지! 초반 스토리는 기가 막혔다. 이 정도 각본이면 롯데 자이언츠 팬들을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넘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끝이 좋아야 이야기도 완벽한 법이다. 갑자기 동점이 되었다. 안타 잘 때리고 점수 잘 내던 롯데는 사라졌다. 삼진 잘 잡으면서 이닝 종료 잘하던 자이언츠는 어디론가 도망쳤다. 그리고 점수를 내주면서, 역전을 당했다. 그렇게 끝났다. 시작은 용과 같았지만, 끝은 뱀의 꼬리와도 같았던 용두사미의 이야기였다. 7회 말까진 캐스팅과 시나리오가 만점이었지만, 이후엔 0점이다. 빵점. 마음 같아선 마이너스 점수다.     


 이날의 경기는 참 영화 그 자체였다. 잘 생겼으나 우리 팀을 잘 괴롭히는 능력을 지닌 배우(?)도 있었고, 사직야구장의 대표적인 아이돌(?)도 있었다. 배우 캐스팅은 100점 만점에 100,000점이다. 내 기준엔 완벽하다.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까지 잘하더라. 스토리마저 완벽했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 내가 좋아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있었기에, 이 영화는 대박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유심히 보던 MJ 누나는 이렇게 말하고 만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깨달았다. 스토리가 완성되려면 아직 3회가 남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영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MJ effect가 발휘되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에이, 설마 MJ effect가 나타나겠어? 아니겠지. 아니리라 믿고 본다.     


출처, Pixabay


 4시간 31분이란 긴 영화의 시간.

 그리고 더웠다가 추워진 날씨.

 내 마음도 얼어버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1) 경기 시간은 무한정 길어진다. 

 2) 어떻게든 지고 만다.     


 오늘도 MJ effect는 들어맞고 말았다. 

 그리고 MJ effect는 꽤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 또한 알았다.

 삼성전을 기점으로, 결국 연속 8번 패배를 달성하고 말았으니까.     


https://www.xportsnews.com/article/1849525     


2022년 직관 전적 : 20전 13패 7승

2023년 직관 전적 : 6전 1패 5승 

2024년 직관 전적 :

1회차 - 03/29, VS NC, 3:1 승

2회차 - 03/30, VS NC, 0:8 패

3회차 - 04/05, VS 두산, 3:4 패

4회차 - 04/09, VS 삼성, 1:8 패             

5회차 - 04/10, VS 삼성, 7:10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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