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야구 경기는 보통 취소된다. 이를 우천 취소라고 한다. 비가 쏟아지는 바깥을 보면, 경기장 가기 전부터 우천 취소를 예측할 수 있지만, 왔다 그쳤다 하는 경우는 참 애매하다. 이럴 땐 어쩔 수 없이 야구장으로 향하고, 대체론 도착하자마자 우천취소를 겪기도 한다. 젠장, 이럴 거면 집에서 푹 쉬는 게 제일 좋은데……. 그렇다고 이제 와서 곧바로 집에 가면 아쉬움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커진다. 야구에 대한 아쉬움을 풀기 위해 차선책으로 야구장 근처 맛집을 택하곤 한다.
그중 한 곳은 비가 올 때 가면 정말 기가 막힌다. 닭 한 마리를 푹 고아 넣는데, 여기에 또 땡초가 들어가 얼큰하다. 소주를 곁들이면, 야구가 취소된 것 정도는 흔쾌히 넘길 수 있는 관용이 생기더라. 물론 딱 하루 한해서 말이다. 이 메뉴는 바로 땡초지리탕이다. 내가 좋아하는 한 가게에서 판다.
이 가게는 메뉴가 다양하다. 바삭바삭한 켄터키 치킨, 닭 껍질 튀김은 기본 이상의 맛이다. 여기에 생맥주 마시면 그냥 천국이다. 많은 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기에, 사람들이 없는 틈을 노리고자 자이언츠 사직 홈 경기가 없는 날에 그곳으로 향하기도 한다. 감자튀김, 솔트 아이스크림 등 메뉴가 다양하니, 한 번쯤 가보면 좋겠다.
여기의 장점은 맛있는 음식 단 하나가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니폼을 비롯하여, 선수들의 싸인, 공 등 자이언츠와 관련된 수많은 용품을 한눈에 담아낼 수 있으니, 롯데를 좋아하는 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와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홈 경기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원정 경기 날에 오면 편하게 착석할 수 있으며, 큰 TV 화면으로 중계하는 것 또한 하나의 장점이다. 더운 날씨엔 에어컨과 맥주, 치킨과 함께 야구를 오로지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나 혼자 보는 게 아닌 다수의 테이블이 있는 만큼,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동지들과 소리 질러 응원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야구장은 아니지만, 야구장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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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언급한 이곳은 바로 사직의 명물 [승리의 통닭]이다. 더 자주 가고 싶은 그곳. 사직으로 이사 간다면 주에 한 번은 가지 않을까? 그만큼 좋아하는 가게에 내 책 [야구 X 인생 X 자이언츠]가 있다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더라.
자이언츠를 오로지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사직동에 또 있더라. 롯데 물품으로 가득하면서, 친구들과 사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장소 대여를 통해서 말이다. 이곳에서 스크린으로 야구를 즐기는 건 물론이고, 사 온 음식들을 먹을 수 있으니! 프라이빗하게 야구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도 추천하고 싶다. 바로 [더그아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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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으로 살던 시절. 집에서 집관하거나, 고척, 잠실 야구장 갈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그게 내가 즐기던 야구 방식이었으니까. 그러나 야구를 즐기는 방식이 집관과 직관 이외에도 더 있다는 걸, 한참 뒤에 알고 말았다. 비극적이게도. 바로 [서울 갈매기]다. 메뉴판을 보면 너무 술 마시고 싶은 신기한 메뉴들로 가득하다. 큰 스크린은 물론이고, [승리의 통닭]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이더라. 언젠가 자이언츠의 원정 따라 서울 갈 일이 있다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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